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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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광주형 일자리'가 독일의 '아우토5000'을 벤치마킹했고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0일 발행한 자체 소식지를 통해 "독일의 아우토5000은 2002년 폭스바겐에서 만든 독립 자회사를 통해 5000명의 실업자를 고용한 프로젝트였으나 끝내 실패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우토5000은 1990년대 말 독일 경제가 난관에 봉착했을 당시 폭스바겐이 20% 낮은 월급(5000마르크, 당시 한화 350만원)과 주 35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줄여 실업자 5000명을 채용한 일자리 사업이다.

현대차 노조는 아우토5000이 숙련 노동자가 없어 교육을 위한 추가 비용 발생과 미숙한 작업에 따른 불량률 증가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7년 만에 폭스바겐에 편입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노조는 "아우토5000은 기존에 있던 유휴설비를 이용해 운영한 반면 광주형 일자리는 새 공장을 짓는 구조로서 국내 자동차 공장 대부분이 생산율을 밑도는 현실에서 추가 공장 신설은 실패로 끝날 것임을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오는 21일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울산, 아산, 전주공장에서 이날 오전 근무조는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근무조는 오후 10시30분부터 각 2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민노총 파업 의제인 탄력근로제 확대 철회 등과는 별도로 광주시가 추진 중인 현대차의 광주공장 유치 저지 차원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투자 협약안에 이견 차이를 보이는 광주형 일자리는 양측이 11월 말까지 실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사측은 실효성 없는 투자에 정권 눈치 보기로 국회 예산심의 법정시한을 2주 남겨놓고 11월 말까지 협상을 최대한 끌려고 한다"며 투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부영 지부장은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는 실패가 뻔한 투자이기에 단순히 고용 창출로만 봐서는 안될 문제"라며 "광주공장 신설은 과잉 중복 투자로 자동차산업 전체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