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1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임직원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 마케팅 포럼’을 열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첫 번째) 등과 함께 롯데호텔월드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패키지 디자인 전시회’ 상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풀무원은 중국 법인인 푸메이둬식품이 두부(사진)와 파스타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기준으로 50% 성장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풀무원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두부와 생면 파스타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각각 86%, 78% 늘었다.풀무원은 2010년 중국에 진출했다. 초기 4~5년간은 유통망 확보에 전력을 쏟았다. 중국에는 1000여 개 두부회사가 있지만 대부분 유통기한이 5일 내외다. 풀무원 두부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로 유통기한이 30일이다. 여기에 5도 이하로 유통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해 전국에 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생면 형태의 간편식 파스타도 중국 최초·유일의 제품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건면 파스타는 8분 이상 삶아야 하지만 풀무원은 용기형 생면 파스타를 출시해 전자레인지에 2분만 조리하면 되도록 했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롯데는 유통 부문에서의 품질 혁신을 위해 옴니채널 구축을 그룹 중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는 ‘빅데이터 활용’과 ‘정보기술(IT) 기반 마케팅 및 세일즈’ ‘고객 경험 업그레이드’ 등 3대 옴니채널 전략을 세웠다. 또 ‘매장 픽업 서비스’와 ‘위치기반 마케팅’ 등 8개 세부 실행과제를 수립했다.롯데는 지난 8월 각 유통 계열사가 따로 운영하던 7개 온라인몰을 하나로 모았다. 통합 온라인몰은 롯데쇼핑이 맡아 운영한다.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쇼핑 안에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시키고 각 유통 계열사의 IT, 사용자경험(UX), 연구개발(R&D) 담당 인력을 통합하는 등 그룹 온라인 핵심 역량을 하나로 모았다.‘스마트픽’ 서비스도 도입했다. 스마트픽은 e커머스 채널 롯데닷컴과 엘롯데에서 구매한 상품을 롯데백화점 및 세븐일레븐 4300여 개 점포에서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쇼핑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퇴근시간에 백화점이나 편의점에서 찾는 식이다. 롯데는 픽업 서비스 연계 채널을 확대하고 참여 매장 수도 1만 개 이상으로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비(非)유통 계열사인 롯데리아도 스마트픽 서비스를 도입했다.위치기반 서비스와 간편결제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는 ‘비컨서비스’와 통합 결제 시스템 ‘엘페이’ 강화에 나섰다. 롯데백화점과 세븐일레븐 등이 제공하는 비컨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 위치에 따라 행사 정보, 할인 쿠폰 등 다양한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롯데그룹의 편의점 계열사 세븐일레븐은 인공지능(AI) 결제 로봇을 설치한 무인점포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이 8월 공개한 손바닥 결제 ‘핸드페이’ 기능을 갖춘 AI 결제 로봇 ‘브니’는 ‘문자음성 자동변환’ 기술을 통해 소비자와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브니는 가벼운 일상 대화에 농담도 한다. 얼굴 인식 기능도 갖추고 있어 소비자를 알아볼 수 있다. 소비자가 동의하면 안면 정보를 축적해 재방문할 때 먼저 인사한다.롯데는 한국IBM과 손잡고 AI를 활용한 신상품도 개발 중이다. 롯데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맞춤형 서비스, 신뢰도 높은 상품 정보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6년 말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왓슨’ 도입에 나섰다. 왓슨을 활용해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로사’라는 이름의 지능형 쇼핑 챗봇 서비스를 출시했다. 롯데홈쇼핑도 3월 지능형 챗봇인 ‘샬롯’을 도입했다. 로사와 샬롯 모두 채팅 창에서 일상 대화체로 질문을 하면 쇼핑에 필요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비틀대던 막걸리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올해 막걸리 양조장 수와 판매량이 모두 늘었다. 탁주 제조면허는 2015년 800개까지 줄었다가 올 들어 9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통합 쇼핑몰 G마켓에서 지난 3분기 막걸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늘었다. 2030세대를 겨냥해 과감한 신제품을 내놓고, 튀는 마케팅을 펼친 게 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부터 통신판매가 허용된 것은 막걸리 시장에 결정적 호재가 됐다.2030 여성 겨냥한 신제품 봇물막걸리 업체들은 10년 전 한류 열풍의 덕을 봤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당시 3000억~4000억원대인 막걸리 시장이 몇 년 내 2조원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곧 쓴맛을 봤다. 2012년부터 꺾이기 시작한 막걸리 수출량은 7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업계는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타깃층도 기존 50~60대에서 20~30대 여성으로 확장했다. 이색 신제품, 프리미엄 신제품을 업체마다 경쟁하듯 내놨다. ‘장수막걸리’로 유명한 서울장수주식회사는 올해 22년 만에 생막걸리 신제품 ‘인생막걸리’를 내놨다. 스토리텔링에 주목하는 2030 타깃층을 위해 ‘다섯 번의 발효, 섬세한 맛의 막걸리’ ‘#달달상큼#반해따#인생목넘김’ ‘찬란한 인생한잔’ 등 3종의 각각 다른 라벨 디자인을 적용했다.전통주 기업 복순도가는 막걸리를 ‘샴페인’처럼 마케팅했다. 예쁜 병 디자인에 달콤하고 신맛, 탄산의 상큼함 등을 더해 ‘샴페인 같은 막걸리’로 소비자에게 알렸다.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강한 탄산으로 개봉할 때 병을 흔들지 않아도 저절로 막걸리가 섞이는데, 이 과정을 찍은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문화와 접목돼 화제를 모았다.통신판매 날개 단 막걸리~술술 팔린다지난해 7월 국세청은 전통주에 한해 통신판매를 허용했다. 술은 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살 수 있지만, ‘전통주 살리기’의 일환으로 규제를 풀어준 것.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물론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통술 판매가 가능해졌다. 다양한 신제품으로 SNS 채널에서 주목받던 막걸리는 통신판매 1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G마켓에 따르면 3분기 막걸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8% 늘었다. 같은 기간 전통주 전체 판매량 증가율이 6%인 것과 대비된다. 서울장수주식회사 관계자는 “판매량이나 소비 연령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시장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기획 단계부터 2030 소비자를 겨냥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비싼 프리미엄 제품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국순당이 지난 5월 내놓은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병당 3200원으로 기존 제품보다 60% 비싼데도 대형마트에서 월 10만 병씩 팔린다. 지평주조 ‘지평생막걸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지난해 매출(110억원)을 넘어섰다.전통주점이나 허름한 술집에서 주로 팔리던 막걸리는 이제 와인잔에 담아 한 잔씩 마시는 ‘잔술’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일반 소매점에서 유통되지 않는 지역 막걸리와 이색 막걸리 등을 다양하게 맛보는 ‘막걸리 샘플러’ 등을 내놓고 위스키 바, 맥주 펍과 함께 경쟁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