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0년 내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제치고 원자력발전량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등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40년엔 아시아 지역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태윤 IEA 선임연구원 "中, 10년 내 원전 최고강국 된다"
김태윤 국제에너지기구(IEA) 선임연구원(사진)은 지난 16일 기후변화센터(이사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제9차 기후·에너지 비즈니스 이니셔티브’에서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2040년까지 25%가량 증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신재생에너지, 원전 등 저탄소 에너지와 천연가스 부문의 수요 증가분은 80%가량이 아시아 지역 몫”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IEA는 매년 세계 에너지 사용 추이와 미래 에너지 대책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내놓는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 연구원은 이달 초 발간된 ‘세계 에너지 전망 2018’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수요 급증이 기존 에너지 전망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석유 소비시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적어도 2040년까지는 석유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게 IEA의 결론”이라며 “트럭 등 화물 수송 부문의 석유 소비가 계속 늘고, 신흥국의 플라스틱 소비량 확대도 석유화학 분야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확대, 연비 개선 등으로 조만간 석유 수요가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다르다.

저탄소 에너지와 천연가스 부문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계획된 원전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6기 안팎, 중국 인도 등이 60기 이상”이라며 “중국의 원전 비중이 현재 4%에서 2040년 10%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역학구도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탈(脫)원전정책과 관련해선 “유럽 내에서도 프랑스는 원전 퇴출을, 핀란드는 원전 가동을 이어가듯이 각국 상황,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IEA는 원전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서 분명히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IEA는 글로벌 원자력발전량이 2040년까지 4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은지 기자 su 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