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비트코인캐시 리스크’에 지난주 세계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4일 하루에만 12%가량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주요 알트코인 중 하나인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체인분리) 과정에서 개발진 간 불협화음이 발생한 점을 가장 큰 하락 요인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해 탄생한 비트코인캐시는 15일 오전 1시40분께부터 하드포크에 들어갔다.
'비트코인캐시 리스크'에 가상화폐 가격 급락
문제는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 방향성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메인 개발팀인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 및 로저 버 비트코인닷컴 대표의 ‘비트코인ABC’ 진영과 크레이그 라이트 엔체인 수석연구원의 ‘비트코인SV’ 진영 간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어서다. 비트코인ABC 진영은 거래 속도를 높이고 스마트 콘트랙트를 구현하기 위한 새 기술 도입을 제안했고, 비트코인SV 진영은 특별한 변화 없이 블록 크기만 늘려 속도를 끌어올리자고 주장했다.

하드포크 과정에서 참여자 간 의견충돌이 일어나면 누가 더 강한 해시파워(채굴력)를 지녔는지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하드포크 이후의 블록을 빨리 채굴하는 쪽이 더 강한 결정권을 쥐게 되며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 진영을 소멸시킬 수 있다.

큰 호재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가 난항을 겪으면서 에어드롭(무료지급)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더불어 가상화폐시장 자체의 신뢰성도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주요 채굴팀의 세력 싸움으로 쉽게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가상화폐 생태계의 맹점이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브누아 쾨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지난 16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행사에서 “비트코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낳은 사악한 결과물”이라고 꼬집었다.

20일에는 파키스탄 가상화폐 팍코인이 하드포크를 한다. 22일에는 피어코인이 에어드롭을 위한 스냅샷(수량 확인)을 시행한다. 같은 날 아더는 온라인 해커톤 대회를 연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