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덩치 크지만 날렵한 외모…가속·코너링 '안정적'
‘없어서 못 파는 차’ 볼보 XC60의 첫인상은 단정함과 날렵함이었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T자 모양 전조등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덩치가 큰 차임에도 날렵해 보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운전석에 앉으면 조작 버튼이 최소화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부분 터치형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패널)에 들어가면서다. 이 차 디자인은 볼보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 씨가 맡았다. 그는 “완벽한 비율에 초점을 두고 다이내믹한 볼보자동차를 완성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차 안은 넓은 실내공간이 돋보인다. XC60은 기존 모델보다 차량 길이(전장)는 45㎜, 차량 폭(전폭)은 10㎜ 늘었다. 대신 차량 높이는 55㎜가량 낮아졌다.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섰다. 주행감은 묵직한 편이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보니 세단이나 소형 SUV에 비해 가속했을 때 튀어나가는 느낌은 덜했다. 대신 곡선 도로를 주행할 때는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은 다양했다. 차량이 옆 차로로 넘어가려 하자 운전대가 스스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차로 유지 기능이 작동해 차량을 차로 안으로 옮긴 것이다.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면 앞차와의 간격도 자동으로 유지됐다. 이 차에는 충돌 상황에서 운전대를 꺾는 걸 도와주는 인텔리 세이프 기능도 있다.

XC60의 동생 격인 XC40(사진)도 시승했다. XC시리즈 중 가장 작지만 동급 수입 SUV 중에서는 가장 큰 편이다. 외부 디자인은 XC60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부는 곳곳에 수납공간이 있다는 게 특징이었다. XC60 등 중형 SUV보다 수납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아이디어로 해결한 것이다. 오렌지색 직물 소재가 내부 여기저기에 붙어 있어 개성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띄었다.

운전을 해보니 XC60보다 다소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빠르게 속도가 올라갔지만, 고속 구간에서는 힘이 조금 달리는 느낌도 있었다. 안전 사양은 XC60에 있는 기능이 대부분 적용됐다.

XC60과 XC40은 올해 가장 주목받은 수입 SUV로 거론된다.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이는 물량이 부족한 탓이다. 그러다 보니 주문하고 6개월은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가격은 XC40이 4620만~5080만원, XC60은 6260만~7540만원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