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결핵 내성진단 시범사업 착수…개성에 결핵 실험실 설립 제안도북한에서 다제내성결핵(MDR-TB·중증결핵) 치료사업을 하는 민간단체 유진벨재단은 16일 "북한의 결핵 문제는 지금 기로에 섰다"며 한국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유진벨재단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북 특별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펀드가 지난 2월 대북 결핵·말라리아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결핵 약제와 소모품의 조속한 구매 ▲북한 내 결핵 퇴치 활동에 대한 제재 면제 ▲북한 결핵 치료 체계의 정립을 위한 한국 정부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재단의 최세문 이사는 "1차 결핵약 재고는 2020년 1분기까지, 다제내성결핵 약제는 2018년 가을에 등록한 환자분까지 남아 있다"며 "북한에 약을 보내려면 강화된 제재에 따른 해상운송과 통관 검역 절차로 약 9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약을 주문해야만 결핵 약품 부족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면서 "지금의 결핵 상황을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훗날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최 이사는 "글로벌펀드의 공백을 메우는 데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에만 200만∼300만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전했다.재단은 현재 '진엑스퍼트'(GeneXpert·결핵 진단장비)를 평양의 현지 병원들에 대여해 결핵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내성 여부를 진단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한 사실도 밝혔다.최 이사는 "이 사업의 장점은 북한에서도 환자가 조기에 내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돼 추가적인 다제내성결핵의 감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결핵의 진단과 치료는 유엔제재를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시급히 확대할 수 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재단 측은 이번 방북 기간에 북한으로부터 결핵 검사실 지원 요청을 받았다면서, 개성공단에 '국가결핵표준실험실'을 설립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최 이사는 "이번에 새로 개설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근처에 국가결핵표준실험실을 짓고, 진단장비가 설치되면 남쪽과 인접한 평안남도와 황해도, 강원도 등에 있는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 진단 검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해 스티븐 린튼(인세반) 유진벨재단 회장은 "개성은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어 결핵 진단장비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장비사용법을 전수하기 위해 남북 결핵 전문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는 곳"이라며 "개성공단 일부를 인도주의 지원 통로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린튼 회장은 개성에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이 많아 시내에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병동과 수술병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또 그는 대북 인도지원 활동의 제재 면제에 대해 "응급지원과 개발지원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죽어가는 사람에게 약을 주는 것과 나무 심기는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결핵은 공기를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보다 (대북 결핵 지원에 대해) 더 예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앞서 유진벨재단의 린튼 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대표단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3주간의 일정으로 방북했다.재단은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 방북해 의료진과 환자들을 만나고 다제내성 결핵약과 기타 지원물품을 전달해왔다./연합뉴스
정부 소식통 "아직 개발 중…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던 무기체계"軍 "도발로 보지 않아…전술무기 표현은 무력시위 아니라는 의도"군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한 '첨단전술무기'를 신형 장사정포로 추정하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정부의 한 소식통은 "우리 군은 김 위원장이 시험을 지도한 첨단전술무기를 신형 장사정포로 추정하고 있다"며 "김정일 시대 때부터 개발 중인 무기로 정보당국에서도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앞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셨다"며 "우리 당의 정력적인 영도 아래 오랜 기간 연구·개발되어온 첨단전술무기는 우리 국가의 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이 북한군의 무기 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보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 만이다.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매체가 첨단전술무기 시험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두 가지 의미로 분석할 수 있다"며 "'첨단'은 대내용으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군사 강국을 중단없이 지향한다는 의미이고, '전술무기'는 대외용 무력시위는 아니라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북한에서 첨단전술무기 시험이라고 확인해 준 사안에 대해 우리 군이 도발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북한 발표에 '종자', '유복자' 등의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볼 때 (북한 매체가 언급한 첨단전술무기는) 김정은 (집권) 이전에 지시돼 개발 중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김 위원장의 첨단전술무기 현지지도 지역에 대해서는 "신의주 인근 지역으로 알고 있다"며 "바다가 가까운 그 지역에 국방과학원 시험장이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한미 정보당국은 주요 인사(김정은)의 동선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며 "(첨단전술무기) 시험 사실은 북한의 공식 발표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그는 "무기체계 개발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며 "이번 시험 때 (포탄 등이) 실제 날아간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한편, 군 당국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지난 13일 북한의 평안북도 선천지역 시험사격에 대해서는 기존 방사포의 성능개량을 위한 시험사격으로 분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리용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이 올여름 두 차례 캐나다를 방문해 농업 관련 시설을 참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RFA에 따르면 민간 구호단체 '메노나이트 중앙 위원회'(MCC·Mennonite Central Committee)는 북한 대표단이 6월과 7월 각각 캐나다 매니토바주에 있는 크로커 농장(Kroeker Farms)과 매니토바대학의 농업 연구시설 등을 방문했다고 전했다.6월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캐나다를 찾은 리용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캐나다 방문을 통해 농업에 있어서 캐나다와 북한 간 협력 방법에 대해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7월에는 북한의 농업 과학자인 김상일이라는 인물이 대표단을 이끌고 캐나다의 농업 과학자들과 만나는 한편 현지 유기농 농장을 방문했다고 MCC는 전했다.또 김상일 단장이 방문 후 "북한으로 돌아간 후에 농업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북한 대표단의 캐나다 농업시설 방문은 북한이 농업기술 발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방중에서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을 참관했다.국제대회 참석차 남측을 방문 중인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등 북한대표단 역시 15일 경기도농업기술원을 방문해 스마트팜 시설을 둘러봤다.다만 여름에 이뤄진 북한 대표단의 캐나다 방문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MCC는 추가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고 RFA는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