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그룹 사상 최대 규모 '빅딜'…"한국 식문화 세계화 토대"
미국 유통망 대폭 확충 효과…생산 기지 5→22곳으로 '껑충'
CJ제일제당, 美 대형 식품업체 쉬완스 2조원에 인수
CJ제일제당은 종속회사 CJ 푸드(CJ Foods DE Corp.)가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Schwan's Company)의 주식 603만6천385주를 약 2조881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15일 공시했다.

◇ 1조5천억 자체자금 활용, 내년 초 인수 완료 = CJ제일제당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으로 쉬완스 컴퍼니 인수를 의결했다.

취득 후 지분비율은 99.98%다.

CJ 푸드는 현지법인 인수를 위해 설립된 미국 현지 특수목적법인이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 컴퍼니 인수로 미국 전역에 걸친 식품 생산·유통 인프라는 물론, R&D 역량을 갖춘 'K-푸드 확산 플랫폼'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재현 회장의 식품사업 철학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실현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인수 이후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확장을 위해 기존 대주주로부터 지분 20% 재투자를 유치했다.

또 적자사업부인 '홈 서비스'는 인수 대상에서 빼 재무 부담을 낮췄다.

인수 대금 가운데 13억4천만 달러(약 1조5천억 원)는 CJ헬스케어 매각대금 등 자체 보유자금을 활용한다.

나머지 5억 달러(약 5천500억 원)는 쉬완스 컴퍼니의 자체 차입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기업결합 신고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인수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 북미 지역 공략 교두보 확보…캐나다·멕시코 거점 역할도 = 쉬완스 컴퍼니는 1952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세워진 냉동식품 전문업체로 미국 전역에 냉동식품 제조 인프라와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공장 17개와 물류센터 10개를 보유해 피자·파이·아시안 애피타이저 등 시장에서 네슬레 등과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올해 매출은 홈 서비스 사업을 빼면 2조3천억 원으로, 상각전이익은 2천460억 원이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이처럼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쉬완스 컴퍼니를 품음으로써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인 북미 지역을 공략하는 추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K-컬쳐의 확산과 함께 건강식 이미지를 갖춘 K-푸드에 대한 관심과 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미국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소개했다.

또 식문화의 유사성 등으로 캐나다나 멕시코 같은 인접 국가로도 K-푸드를 확산할 수 있는 거점이 된다는 점도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 컴퍼니는 60여 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냉동식품 선두 업체로, 5조 원 규모의 냉동 피자 시장에서 네슬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이와 아시안 애피타이저 시장에서는 1위"라고 설명했다.

쉬완스 컴퍼니는 '레드 바론', '토니스', '에드워즈', '파고다' 같은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 "K-푸드 현지화 통해 초격차 경쟁력"…포트폴리오 확장 = CJ제일제당은 쉬완스 컴퍼니를 인수해 세계 최대 시장을 선점하고, K-푸드를 대형화하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선진 식품시장에서 글로벌 음식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한식·한국식 식문화와 접목한 메뉴를 개발하고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새 장르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CJ제일제당은 "두 회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을 융합해 초(超)격차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냉동식품 시장은 빙과류를 제외하고 35조 원 규모로, 한식의 특장점을 살린 한식 기반 냉동 간편식과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 곳에서 CJ제일제당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5개였던 생산기지를 22개로 대폭 늘리게 됐으며, 미국 전역의 물류·유통·영업망까지 확보했다.

CJ제일제당은 "일부 대형 유통채널에 집중돼 온 '비비고' 등 브랜드가 북미 시장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비비고 만두'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만 4천억 원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미국 식품기업인 '애니천', '옴니', 'TMI', '카히키' 등을 인수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미국 서부와 동부 주요 도시에서 냉동만두·냉동 간편식·면 등을 생산하고,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R&D 센터를 세워 K-푸드를 알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만두·면 중심의 품목을 피자·파이·애피타이저 등 현지에서 많이 소비되는 카테고리로 확대하면서 한식을 접목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한식의 맛으로 차별화한 아시안 푸드로 식품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