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남방정책을 가속화하기 위해 아세안 주요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각각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한다. 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과 FTA를 맺은 일본과의 경쟁력 격차를 좁히기 위한 조치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싱가포르 현지 브리핑을 통해 “한·아세안 정상회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 말레이시아 통상산업부 장관, 인도 상공부 장관과 면담하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세안 국가 중 영토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는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 100대 중 99대가 일본 차로 알려져 있을 만큼 일본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김 본부장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지배력은 막대하다”며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본과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14년 농산품 시장 개방을 둘러싼 이견으로 중단됐던 한·인도네시아 FTA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한국과 FTA를 맺을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타당성 연구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김 본부장은 “말레이시아는 세계 2위의 팜오일 생산국이고 지하자원도 풍부하다”며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부펀드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세안 각국과의 개별 FTA 협상 외에 한국 정부는 아세안 10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 총 16개국을 아우르는 ‘메가 FTA’인 RCEP 협상에도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