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 들어 3분기까지 12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해외 주요 은행들과 비교하면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는 여전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은행 순익 금융위기 후 최대라지만…수익성은 외국銀의 절반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국내 은행의 2018년 3분기 중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19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4000억원이었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3조1000억원 이후 최대다. 국내 은행들은 올 1분기에 4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3조9000억원, 3분기에 4조10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특히 올 3분기 순이익 4조1000억원은 역대 3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국내 은행의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를 기록한 건 이자이익은 증가한 반면 대손비용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올 3분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10조2000억원으로, 지난 2분기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이자이익은 지난 2분기에 10조원대에 처음 올라선 뒤 3분기에 더 늘었다. 올 3분기 대손비용은 신규 부실 감소와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4% 감소한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순익 금융위기 후 최대라지만…수익성은 외국銀의 절반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는 국내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떼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해외 주요 은행에 비해 크게 낮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기본수익성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9월 발간한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적정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산업 등 국내 6개 은행의 평균 ROA와 ROE는 각각 0.41%와 5.75%다. 반면 해외 은행 평균 ROA와 ROE는 각각 0.76%와 10.29%로, 국내 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크게 떨어진다. 올 들어 실적이 개선되면서 국내 은행의 3분기 ROA와 ROE는 각각 0.65%와 8.26%까지 올랐지만 해외 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내 은행들의 ROA나 ROE를 볼 때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과도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