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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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색다른 선물하고 싶어서 샀어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저녁 서울의 한 대형마트. 조카를 위해 수능 응원 선물을 사러왔다는 주부 김혜진 씨(43)는 매대 앞에서 '서울대 초콜릿'을 집어들었다. 김 씨는 "떡이나 엿은 식상하고 이미 많이 받았을 것 같아 가고 싶어하는 대학 로고가 박힌 상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엿·찹쌀떡이 주를 이루던 수능 선물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잘 붙어라'라는 의미를 담은 선물들이 인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학교에서 출시한 굿즈(goods)가 각광받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능 선물 트렌드가 엿·찹쌀떡 등 간식류보다는 합격하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담은 대학교 굿즈 등을 선호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부터 생활협동조합 홈페이지에서 '수능 시즌 상품 기획전'을 열고 있다. 서울대 로고가 새겨진 '쌀눈 똑똑한 약콩두유', '쿠션무릎담요', '초콜릿' 등을 비롯해 '수능세트'를 판다. 9500원 상당의 수능세트에는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 지우개, 핫팩 등 수능날 필요한 문구류가 들어있다. 서울대가 2016년 출시한 '블랙빈카카오'의 경우 '서울대 초콜릿'으로 불리며 출시 첫해 한 대형마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서울대 굿즈가 인기를 끌자 연세대도 지난해 '약콩두유'와 '연세대학교 밀크초콜릿' 등을 출시했다. 연세우유 관계자는 "수능 공부에 매진하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제작했다"며 "수능 선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돼 선보이게 됐다"고 전했다.

고려대 대학사업단은 '고대빵'을 내놓았다. 고려대 마크가 보이는 포장지에 호랑이 모양의 빵과 머핀, 마카롱 등을 넣어 팔고 있다. 올해 수능 기획 상품으로는 만주와 찹쌀떡을 선보였다.

명문대 상품이 인기를 끌자 국내 대형 마트는 대학교 수능 응원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2017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판매한 '서울대 초콜릿'이 인기를 끌자 지난해부터 연세대와 고려대 등 국내 주요 대학교 협업을 통해 상품을 늘렸다.

올해 홈플러스는 서울대학교 약콩·다크 초콜릿, 서울대학교 자일리톨 카카오닙스, 연세대학교 약콩365 두유, 고려대학교 찰떡 초콜릿 등을 기획 상품을 내놓았다. 해당 제품은 지난 1일~12일까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학교 굿즈가 수험생 이색 선물로 적합해 출시하게 됐다"며 "쉽게 받을 수 있는 엿이나 휴지 등 일반적인 선물보다 더 깊은 의미를 담아 선물할 수 있어 인기가 높고, 뛰어난 가성비로 인해 일반 고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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