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국 현직 간부들이 최근 집단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다루기 위한 정책대의원대회 무산에 따른 진통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누적돼온 민주노총 내 계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대변인(교육선전실장) 등 실장급 간부 4명과 국장급 3명이 최근 사의를 밝혔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들의 사의를 수리하지 않았으나 이르면 다음주 사무총국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의 ‘내홍’ 조짐은 지난달 17일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려던 임시정책대의원대회가 성원 미달로 무산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경사노위 참여를 주장해온 김 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위한 정족수의 참석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민주노총 내부의 계파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노총 사정에 밝은 노동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는 중앙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라며 “그런 김 위원장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강경파인 현장파의 지도부 흔들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사의 표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