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에 이어 한국은행이 정책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생명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은행 적금금리와 비슷한 생보사 공시이율이 하락한 것은 경기둔화 전망에 따라 시중금리가 되레 하락한 데다 생보사 해외 운용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대 생명보험사는 지난달 저축보험상품의 공시이율을 일제히 낮췄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 9월 연 2.78%였던 공시이율을 지난달 연 2.74%로 낮췄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도 연 2.81%에서 연 2.74%로 0.07%포인트 인하했다.

이달 들어선 중소형 생보사들도 잇따라 공시이율을 내렸다. 동양·농협·흥국·ABL·DGB생명, 오렌지라이프 등이 일제히 공시이율을 낮췄다. 보험개발원이 매달 공표하는 공시기준이율도 연 2.6%로, 전월(2.7%)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공시기준이율이 하락한 건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국공채 금리 및 각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며 “시중금리가 오르는 추세라 할지라도 공시이율이 반드시 상승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내년 경기 둔화 전망에 따라 채권금리가 하락한 데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생보사들의 해외 자산운용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 공시이율 하락의 배경이라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