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산업 100년, 기로에 서다

개성공단 가동 땐 '반짝 부활'
업체간 '양극화 극복'이 과제
국내 운동화 제조업계가 직면한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양극화’다.

태광실업과 창신아이엔씨 등 일찌감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은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대다수 신발 제조사와 부분품 업체는 영세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발 제조사 82%가 10명 미만 '영세'

통계청(2016년)에 따르면 전국 신발 및 부분품 제조업 사업체 수는 2706개다. 이 중 81.8%인 2213개사가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다. 20인 미만 사업체까지 포함하면 93%에 달한다. 신발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부산 지역에 있는 신발 제조사 및 부분품 업체 상당수는 30년 전 생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공장 자동화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영세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 영세 제조업체는 외국인 노동자의 저임금에 의존하며 버티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2000년대 중반 개성공단 가동으로 부산 신발업계가 반짝 부활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발 완제품을 생산하는 삼덕통상과 신발 부분품을 만드는 천일상사 등이 2005년 개성공단에 입주하면서 부산 지역 신발업계가 활력을 되찾았다. 인건비와 인력의 질 등 개성공단 제조 경쟁력은 중국 및 베트남에 뒤지지 않았다.

삼덕통상은 개성공단에 입주해 연간 300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면서 150여 개 부분품 업체와 거래했다. 하지만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납품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부도 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영세업체들이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 지원금에만 의존해서는 신발산업의 미래가 없다고 보고 있다. 부산 지역에 남아 있는 신발 제조 인프라를 활용하면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이른 시간에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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