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욱 통계청장은 작년 2분기 언저리가 경기정점으로 추정된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절차를 거쳐 공식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통계청장 "작년 2분기 언저리 경기정점…내년 상반기 공식 판단"
그는 이날 세종청사 인근에서 연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해 2분기 정도가 경기정점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그 주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그림이 그렇게 나타난다.

몇월인가 확정할 수는 없지만, 그 언저리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그동안 시장이나 연구기관에서는 지난해 2분기를 경기정점으로 지목했지만, 정부 기관장이 경기정점을 직접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청장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하락했는데 경기정점 판단을 내리지 않은 배경과 관련, "실무 작업은 몇 개 지표를 더 봐야 한다.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잠정적으로 어디가 정점일까 판단이 서면 전문가 의견을 모은다거나 국가통계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등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부터 6개월째 하락했다.

통계청은 통상 경기 전환점을 판단할 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을 기준 중 하나로 제시했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연속 하락 기간은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드배치 등의 영향으로 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한 2015년 11월∼2016년 4월 이후 가장 길다.
통계청장 "작년 2분기 언저리 경기정점…내년 상반기 공식 판단"
통계청은 경기 기준순환일(정·저점)을 신중하게 결정한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동행누적확산지수, 역사적 확산지수로 잠정 전환점을 설정한 뒤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총량 지표를 이용해 이를 검증한다.

이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한국은행, 학계 등의 의견을 듣고, 국가통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준점을 공표한다.

이는 통상 전환점에서 2∼3년이 지난 뒤에야 이뤄진다.

강 청장은 "그런 절차의 판단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고, 절차에 걸리는 시간도 있다"면서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청장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아니라 최근 일관된 모습을 보이니까 외부에서 질의가 많이 들어온다"면서 "마냥 미룰 수 없다.

물론 나중에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섣불리 발표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하강 여부와 관련해서는 "'하강이다', '아니다' 선언은 정점을 판단하는 것이랑 같이 가야 한다"면서 "아직은 하강이라고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장 "작년 2분기 언저리 경기정점…내년 상반기 공식 판단"
강 청장은 북한과 통계협력과 관련해서는 "내년이 북한에서 인구센서스가 이뤄지는 해"라면서 "원래 올해였는데, 사정상 내년으로 연기됐다.

인구센서스는 국제기구에 요청하고 국제기구가 우리에게 요청하게 된다.

아직 진전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통계협력을 위한 예산이 편성됐는지와 관련해서는 "예산을 편성하더라도 전체규모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인력에 사용되는 것"이라며 "소극적 통계협력단계를 넘어서려면 직접적 접촉이 있어야 한다.

첫 단계가 기술적 조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청장은 국회에서 표본논란을 빚었던 가계동향조사를 위한 예산이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 "최대한 설명하고 예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내년에는 올해까지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조사를 한 번 더 하고, 새로운 방식의 조사도 1년 중첩된다.

내년 통계가 전혀 생성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부터 가계동향조사의 소득과 지출부문을 다시 통합하도록 개편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정부 기관에서 소득과 지출을 연계한 통계에 대한 수요가 계속 남아있고,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다시 돌아가더라도 대응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악화한 소득분배 통계가 발표되고 나서 통계청장이 경질되자 통계 독립성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재차 선을 그었다.

강 청장은 "정치적 해석을 염두에 두고 통계를 생산하는 건 있을 수 없고, 생각한 적도 없고, 재임 중 할 생각도 없다"면서 "통계청 안에서 그것을 허용할 만큼 허술하지도 않다.

통계는 전문화된 프로세스에서 생산되고 검토되고 집계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계청이 더 많이 소통하고 설명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통계의 적극적인 해석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