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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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연내 자동차보험료 인상 채비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원가 인상분 반영 기대가 단기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2일 유가증권시장 보험업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8.08포인트(2.46%) 오른 17,863.12로 장을 마감했다. 전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2%대 강세를 나타낸 삼성화재를 비롯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이 3~8%대 급등했다. 이날 자동차 보험료 인상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업계 6위인 메리츠화재는 지난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의 기본보험료를 3% 안팎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보험개발원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사 빅4 중에서는 KB손해보험이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 의뢰를 준비 중이고,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역시 조만간 의뢰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꾸준히 보험료 인상을 검토했으나 금융당국과 신경전을 벌이며 지연돼 왔다. 당국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무분별한 인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금융당국의 자제 당부 등을 고려하면 자동차 보험료는 정비수가 인상분을 반영해 3% 안팎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들은 당초 정비수가 인상, 손해율 상승 등을 고려해 7% 이상 인상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가고 있고 특히 겨울에는 손해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물가뿐만 아니라 최저 임금도 올라가면서 정비요금을 비롯한 모든 원가가 인상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올해 3분기 국내 손해보험사 11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대로 치솟아 보험료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폭염 여파로 2분기(80.7%) 대비 6.9%포인트 뛰었다. 올해 1분기 82.6%를 기록한 손해율은 2분기 80.7%로 소폭 하락했으나 3분기에 다시 악화됐다.

이에 손보사 11곳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1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들어서도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해상 등 일부 손보사의 손해율은 90%대를 넘어섰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3% 정도 수준에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결정된다면 우려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라며 "(자동차보험료 인상안이) 손보사 투자심리 전반에 긍정적인 요인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회사별로 정비요금 인상폭이 다르나 3%면 당초 추정한 업계 정비요금 인상폭의 중반 수준(3.4%)에 비교적 부합해 대체로 반영된 셈"이라며 "(보험료 인상 시) 내년 3분기부터 손해율 하락이 나타나겠지만 주가에는 선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