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커피리그(KCL)’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1위)을 받은 김혜지 씨(오른쪽). 왼쪽은 행사 후원사인 커피 전문기업 세미의 유용성 부사장.  /김보라 기자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커피리그(KCL)’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1위)을 받은 김혜지 씨(오른쪽). 왼쪽은 행사 후원사인 커피 전문기업 세미의 유용성 부사장. /김보라 기자
국내 최고(最古)의 바리스타 대회인 ‘코리아커피리그(KCL)’에서 올해 처음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이로써 KCL은 국내 10여 개 바리스타 대회 중 정부가 공인하는 유일한 대회로 격상됐다.

한국경제신문과 월간커피는 지난 8~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서울카페쇼’의 한 행사로 KCL 최종 결승전을 치렀다. 부문별로 ‘한국바리스타챔피언십(KBC)’ ‘한국팀바리스타챔피언십(KTBC)’ ‘마스터오브커핑(MOC)’ ‘마스터오브브루잉(MOB)’ 등에서 총 7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이 중 농식품부 장관상이 주어지는 KBC 1위의 영광은 루소랩의 바리스타 김혜지 씨(26)에게 돌아갔다. 김씨는 “3년 전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커피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새벽 4시30분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밤 11시까지 계속되는 고된 날들을 버텨낸 보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KBC는 월간커피와 코리아커피리그위원회, 한국커피교육센터가 2003년 공동으로 연 국내 최초의 바리스타 대회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이 대회는 총 20분간 4개의 커피 메뉴(총 16잔)를 만들어 평가받는다. 에스프레소, 우유 배리에이션, 카페 메뉴, 시그니처 창작 메뉴 등이다. 과거 대회와 달리 올해는 2명이 같은 시간에 대결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씨는 천도복숭아 향의 에스프레소에 아몬드 우유를 섞고, 여기에 감귤 마멀레이드를 혼합해 만든 카페라테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승부를 가르는 창작 메뉴에서는 ‘첫키스’라는 제목의 음료를 선보였다. 그는 “구아바의 단맛과 백도즙의 산미, 꽃향기가 진하게 느껴지는 밸런스 좋은 음료를 내놓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짧은 시간에 맛과 향, 모양 등을 모두 구현해야 하는 만큼 경기장에서 관객들은 숨죽이며 경연을 지켜봤다. 김씨는 “대회를 거치며 화려한 기술보다 가장 기본적인 커피 추출과 스키밍(우유 거품 만들기)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각 분야 챔피언에게는 커피산지 연수 기회와 상금이 주어졌다. 홍성대 월간커피 대표는 “우리나라 커피산업의 발전과 바리스타 인프라 구축에 힘써온 KBC가 올해 최초로 장관상을 수여했다”며 “훌륭한 바리스타들이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KTBC 우승자는 어비스영 팀(3인)이 차지했다. MOC 1위는 조은지 씨, MOB 1위는 레스페베르 팀(2인)에게 돌아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