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장관 주재 中 간담회서 업체들 지원 요청 잇따라
한중일 농업장관회의…中 "10년 內 농산품 무역 300억불 달성"
"中 시장 한국 농식품 1%도 안돼…정부 적극 지원 필요"
중국에 진출한 한국 농식품 바이어들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극복과 한국산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이개호 장관과 백진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부사장을 비롯해 현지 바이어 8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중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한중 관계 경색으로 통관심사가 강화되거나, 우리 제품 판매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출을 가로막는 비관세장벽에 대해 한중 양자 회담에서 강력하게 (해결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한중 FTA, 지리적 인접성, 식문화 유사성, 소비재상품 최혜국 관세인하로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급변하는 중국 유통 구조·소비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펼쳐 한국 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현지 바이어들은 현 중국 시장이 녹록지 않음을 토로하고,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현정옥 대련대관상무유한공사 대표는 "우리 농식품이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도 채 되지 않는다.

유자차를 어떻게 먹는지도 잘 모른다"며 "제품 설명자료를 제작해 공유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중국 소비자를 분석해 맞춤 상품을 출시하고, 반한(反韓) 감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신 소비층을 공략하거나 정치적 적대감이 덜한 온라인·위챗·동영상 등 신규 플랫폼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곽동민 청도해지촌무역유한공사 대표는 "사드 이후 한류 프리미엄 소멸로 냉랭한 상황이라 품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중국에서 발달한 배달 문화에 대응하기 위한 틈새시장 판촉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변길창 풀무원식품 중국법인 사업관리본부장은 "중국에서 포장 상 내용 표기를 트집 잡는 '식(食)파라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제품 표기나 성분 표시 같은 사전 정보 제공으로 악성 식파라치에 대한 대응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세준 대련태산무역유한공사 대표는 "중국 영유아 조제분유에 대한 등록 비준이 연말까지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중국 해관총서에 수출업체 개인이 대응하기가 너무나 어렵다"고 말했다.
"中 시장 한국 농식품 1%도 안돼…정부 적극 지원 필요"
농식품부는 "이 의견은 조제분유 수출 기업인 남양·매일·롯데·일동후디스 4개사 공통 애로사항"이라며 "최근 중국 해관총서 통합으로 현지 통관·검역 과정의 불확실성이 대표적 장벽으로 떠오른 만큼,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에서는 이 밖에도 ▲ 장(醬)류 B2B 진출 지원 ▲ 한식에 대한 마니아층 발굴 ▲ 편의점에 맞는 소포장·즉석 상품 개발 ▲ 1+1 판촉 지원 ▲ 대용량 커피믹스를 소포장 디자인으로 개발 등 의견이 나왔다.

한편 이 장관은 같은 날 한창푸(韓長賦) 중국 농업농촌부장,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 일본 농림수산상과 제3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를 하고 3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3국 축산 관계관 정례회의를 제안했다"며 "동물 질병 대응에 국한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축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붉은불개미 관련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제4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는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며 "의제로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팜 등 농업의 혁신 성장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中 시장 한국 농식품 1%도 안돼…정부 적극 지원 필요"
한창푸 중국 농업농촌부장은 "중국은 앞으로 10년 내 한중일 농산품 무역 300억 달러를 달성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요시카와 다카모리 일본 농림수산상은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농업장관회의도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장관은 당정이 쌀 목표 가격을 19만6천원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여야 합의를 거쳐야 해 야당에서 추가 증액을 요구할 것이고, 일정 정도는 협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19만6천원으로 결정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