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현대상선, 성과 낮은 임직원 대거 퇴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현대상선에 대해 성과가 낮은 임직원을 즉시 퇴출하는 등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나 “현대상선에 자본투자만 한다고 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다”며 “현대상선엔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만연해 있고 혁신 마인드도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 지분 13.1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 2023년까지 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자금 지원에 앞서 고강도 경영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대상선의 안이한 임직원은 전부 해고하는 고강도 경영혁신을 추진하기로 해양진흥공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주말마다 실적 보고 체계를 구성해 한 달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으면 경고하고 3개월이 지나도 변화가 없으면 퇴출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등 현 경영진 교체에 대해선 “언급할 단계는 아니고,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한국GM의 연구개발(R&D)법인 분리 논란과 관련, “한국GM 노사와 산은이 참여하는 3자간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주부터 3자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만약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들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총파업을 준비 중인 한국GM 노조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노조가 ‘연구개발 법인 분리는 10년 뒤 철수’라고만 가정하고 있다”며 “경영정상화 주체로서 비생산적이고 파괴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조가 사측과 협의해 10년 뒤 철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려는 생산적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 지난달 열린 법인분리 관련 한국GM 주주총회에 노조가 산은 추천 이사의 참여를 물리적으로 막은 것과 관련해 노조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한국GM 임시 주주총회에서 산은은 노조의 반대로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GM은 당시 주총에서 산은에 통보하지 않고 산은을 배제한 뒤 법인분리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 회장은 사측에 대해서도 연구법인(R&D) 분리가 철수의 전 단계가 아니라 회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구체적인 플랜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구법인 분리에 찬성한 한국GM 이사 7명에 대해 산은의 잠재적 이익을 해쳤다는 판단에 따라 손해배상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사들을 대상으로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 고소를 제기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