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후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은 ‘패션 메카’로 떠올랐다. 옷을 사고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넘쳐났다. ‘K뷰티’가 인기를 끌고,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가로수길엔 화장품 매장도 많아졌다. 최근엔 빵집, 인테리어 소품 매장, 카페가 결합된 패션매장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Z세대 놀이터 G·A·R·O·S·U길
삼성패션연구소는 5일 ‘변신한 가로수길 재조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가로수길이 새로운 것을 찾는 밀레니얼, Z세대를 끌어모으는 트렌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를,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연구소는 가로수길의 영문 이니셜(GAROSU)로 변화 트렌드를 설명했다. ‘고급 빵집(Gourmet Bakery)’의 번성이 첫 번째다. 성지순례를 하듯 개성있는 빵집을 찾아가는 ‘빵지순례’가 트렌드가 됐다. 가로수길 옆 골목인 세로수길에 있는 ‘아우어베이커리’ ‘연립빵공장’ 등이 좋은 예다.

다음은 ‘골목의 시대(Age of the Path)’. 미국 스포츠 브랜드 ‘브룩스러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 F&B 매장 ‘아우어베이커리’, 패션 브랜드 ‘코스’ 등 올해 가로수길에 문을 연 대부분의 매장이 골목을 택했다.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매장의 재발견(Rediscovery of Hidden Stores)’도 가로수길 특징이다. ‘식음료와 패션 매장의 결합(Offering F&B for Fashion)’을 보여주는 대표 장소는 ‘메종 키츠네’다. 패션, 음악, 카페를 결합한 이 매장은 젊은 소비자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가로수길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Showroom of New Lifestyle)’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가구,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가 몰려들고 있는 이유다. 덴마크 브랜드 ‘헤이’, 편집숍 ‘로쏘꼬모’와 ‘챕터원’ 등이 대표적이다. 스포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브룩스러닝’ ‘언더아머’ 등 브랜드는 가로수길 매장에서 소비자 참여형 프로그램(Upgrade Sports Platform)을 내놓기도 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가로수길은 주요 소비자인 밀레니얼, Z세대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