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회장단 회의 광주 개최…"불확실성 커져 기업 체감경기 악화"
"민간 비용 높이기보다 직접적 분배 정책이 바람직"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은 5일 "높은 제조역량을 내세워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리는 양적 성장 방식은 이젠 맞지 않는 옷"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광주 라마다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지적한 뒤 "기술진보와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질적 성장이 시대적 과제"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 기반의 재구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혁신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생명·안전 등의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호재'가 있지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악화했다고 진단하면서 '대증 요법'이 아닌 중장기적인 전략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중장기 미래를 예견해 보고, 그 미래에 비춰 올바른 선택에 나설 수 있게 국가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10∼20년 중장기 시계의 경제 밑그림을 그리고, 그에 걸맞는 어젠다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회장은 "혁신과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면서 복지정책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는 "분배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민간의 비용 부담을 높이기보다는 직접적인 분배 정책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사회안전망 확충과 재원 조달에 대한 고민과 공론화를 거쳐 큰 그림을 갖고 분배 정책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정창선 광주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등 전국 상의 회장단 40여명이 참석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참석해 상공인들을 격려했다.

정창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위기 때마다 한국 경제를 일으킨 것은 불굴의 기업가정신이었다"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정신을 되살려 대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중 무역전쟁과 한국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한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의 특별강연과 함께 최근 경제현안과 대응과제에 대한 토론,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선정 발표 등이 이어졌다.

박용만 회장 등은 회의에 앞서 광주시 남구에 있는 까리따스 수녀회 운영 무료식당인 '성요셉 사랑의 식당'을 방문하고, '광주 비엔날레 전시회'도 함께 관람했다.
박용만 "양적 성장은 맞지 않는 옷…혁신기반 재구축 절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