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족·금리상승 속 내년 1분기 20조원 만기도래
금융규제 지속돼 자금조달 난망…S&P "내년에 부도 증가할 것"
中부동산업계 400조원 부채폭탄 '째깍'…금리도 4년만에 최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부동산개발업계에서 내년부터 채무불이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종이 울리고 있다.

5일 ICE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ICE BofAML) 지수를 보면 올해 중국 고수익률 채권 발행업체들의 달러화 부채 금리는 11.2%로 2배 뛰어 거의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업체의 대다수가 3천550억 달러(약 40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부동산개발업체들이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부동산개발업계는 역내, 역외시장을 통틀어 2019년 1분기에 찾아오는 18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채권 만기에 대처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자체 분석한 자료를 통해 투자자들이 일부 채권에 대해 조기상환을 요구하면 업체들의 부담이 2배로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은 2년간 이어진 중국 당국의 그림자 금융 단속에 따라 다른 민간부문과 마찬가지로 현금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당국이 민간 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할 조치를 펴고 있지만 이미 도입된 부동산 규제정책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N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신용부문 선임 애널리스트인 클레먼트 청은 "시장 심리가 바뀔 때까지 부동산개발업계의 자금조달 환경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은 "중국 역내에서 부도가 더 자주 일어난다"며 "자금조달 비용이 계속 늘면 일부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이런 상황에 휘말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부동산업계는 실제로 위태로운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중국 장쑤성 우시에 있는 우저우 인터내셔널 홀딩스는 역외, 역내에서 모두 올해 채무상환에 실패했고, 부동산업체를 소유한 네오글로리 홀딩 그룹도 지난 2개월간 최소 세 차례 채무상환 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업계 최대의 기업들도 성공적인 채권발행을 위해 매우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야 하는 형국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매출이 두 번째로 큰 건설업체인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은 지난주에 18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5년 만기 채권의 표면금리가 무려 13.75%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에버그란데가 달러 표시 채무증서에 그런 고금리를 제시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버그란데 채권은 투자 부적격인 투기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주·뉴질랜드 뱅킹그룹의 신용 전략가인 오언 갤리모어는 "에버그란데 이전에도 중국 내 민간부문에서 자금 부족으로 고통 받다가 역외 채권시장에서 가격을 폭넓게 재설정하는 하위 신용등급 기업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갤리모어는 "판매계약이 약화하는 가운데 벼락이 피뢰침에 쏠리듯 시장의 우려가 모두 부동산업계로 몰린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중국의 집값 상승률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둔화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주택공급 억제에 따른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둔화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내년에 부동산업계의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더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리스토퍼 리 S&P 기업평가 국장은 "내년에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에 부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 국장은 "일부 대기업에도 대규모 채권 만기가 돌아오면서 달러조달 비용이 지금 사상 최고치이고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매출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