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배제 못 해…경계감 갖고 점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시중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금융시장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이 총재는 "10월 중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대외리스크 증대에 따른 세계 증시의 공통 현상이었으나 하락폭이 주요국보다 크고 외국인 자금 유출 폭이 컸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불안 당시와 연관지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 움직임은 과거 불안 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 환율과 시장금리도 함께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주가 하락에도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였고 환율 변동성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반영해 10월 들어 금융기관 외화 유동성 사정과 차입 여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중순 이후에는 외국인 채권자금도 다시 유입되는 것으로 모니터링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경계심을 갖고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한국은행은 보다 경계감을 갖고 국제금융시장 상황 변화와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필요 시에는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시장안정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가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금융현안을 논의하는 금융협의회는 지난해 금리 인상 직후인 12월 초에 열린 이후로 11개월 만에 개최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