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긴급 설문

안팎 악재에 9곳 "더 지켜보자"
"사업계획 초안은 마련" 1곳뿐

현대·기아車 신용등급까지 하락
S&P "당분간 수익성 반등 어렵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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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11월은 광고업계에 큰 장이 서는 ‘대목’이다. 다음해 사업계획을 짠 대기업들이 신제품과 새로운 브랜드 홍보를 위해 주요 광고대행사를 불러 프레젠테이션(PT)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가을에는 이런 PT 요청이 쑥 들어갔다. 중견 광고대행사의 A대표는 “대기업에서 광고 물량을 따오기 위해 치열하게 벌이던 광고대행사들의 경쟁 PT가 사라졌다”며 “1년 중 가장 바빠야 할 시기를 한가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제대로 못 짠 이유도 있지만 신상품 출시와 신성장 분야 투자, 브랜드 전략 홍보 등에 대한 의욕을 잃은 것 같다”고 했다.

삼성도 현대車도…"내년 사업계획 백지"

올해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10대 그룹 중 아홉 곳이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신문이 31일 10대 그룹(자산 기준·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업계획 초안을 마련한 곳은 LG 한 곳에 불과했다. 통상 10월 말 초안을 짠 뒤 11월 말이나 12월 초 확정해온 과거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기업은 국내외 악재 등을 고려해 내년 실적 목표를 낮춰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영업이익 목표를 올해(65조원 예상)보다 10%가량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영업이익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 추세인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마저 감소할 전망이어서다. 현대차그룹은 3분기 ‘실적 쇼크’를 반영해 내년 사업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S&P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등급 하향은 향후 12~24개월 안에 수익성이 크게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오상헌/장창민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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