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4.7초' 폭발적 질주…伊 감성 입은 럭셔리 세단 '뉴 기블리'
이탈리아 프리미엄 완성차업체 마세라티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1285대를 팔았다. 국내에 내놓은 모든 모델이 1억원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판매량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마세라티의 판매 성장세는 준대형 스포츠 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블리가 이끌고 있다. 기블리는 같은 기간 454대가 팔려 마세라티 전체 판매량의 35.3%를 차지했다.

◆최고 속도 286㎞, ‘제로백’은 4.7초

지난해 10월 국내에 상륙한 뉴 기블리는 고급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로 불린다. 1967년 최초로 선보인 기블리는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혁신적인 쿠페다. 강인하고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나온 뉴 기블리는 과거 모습과 현대의 감성을 새롭게 조화시켜 재탄생했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독일 3사 브랜드에 싫증을 느낀 국내 소비자에게 기블리가 새로운 선택지로 떠올랐다”며 “자신만의 개성과 멋을 전달할 수 있는 마세라티로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뉴 기블리는 새로운 전·후면 범퍼 디자인과 라디에이터 그릴 설계를 통해 공기 역학적 효율성을 개선했다. 우아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지닌 세단으로 재탄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트릭스 LED(발광다이오드)가 탑재된 헤드라이트와 그릴에선 강한 인상이 느껴진다. 마세라티 고유의 계기판 디자인을 포함해 기블리의 실내 디자인은 젊은 소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뉴 기블리는 후륜 구동 가솔린과 4륜 구동, 디젤 등 세 가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기블리 S Q4(4륜 구동)는 3.0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 모델보다 최고 출력이 20마력 더 높고, 토크가 3.1㎏·m 더해졌다. 최고 출력은 430마력, 최대 토크는 59.2㎏·m에 달한다. 이 차량의 최고 속도는 시속 286㎞다. 정지 상태에서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기존 모델보다 0.1초 단축된 4.7초다.

유럽의 신차 안정성 평가인 ‘2017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한 뉴 기블리는 주행 안전 사양도 크게 개선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탑재해 운전자가 더욱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에 제공되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어시스트,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하이웨이 어시스트 시스템이 추가됐다.
'제로백 4.7초' 폭발적 질주…伊 감성 입은 럭셔리 세단 '뉴 기블리'
◆이탈리아 ‘감성’이 담긴 車

뉴 기블리의 경쟁 상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CLS다. 비슷한 성능을 갖춘 두 차량이지만 성능에 가려진 ‘감성’을 바라보면 기블리가 앞선다는 게 마세라티의 설명이다.

뉴 기블리의 가솔린 모델은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 및 수작업으로 조립된 V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뉴 CLS도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했지만 수작업으로 조립되진 않았다.

내부 디자인에서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도움을 받은 뉴 기블리가 앞선다는 평가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제냐의 실크 소재로 마감한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이탈리아 감성을 담았다”며 “뉴 CLS의 인테리어도 높은 품질의 소재와 첨단기술을 사용해 완성도가 뛰어나지만 대량 생산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 기블리는 럭셔리 감성의 ‘그란루소’와 스포티한 매력의 ‘그란스포트’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그란루소 트림은 럭셔리 감성과 안락함을 강조한 모델이다. 크롬으로 마감된 전면부 범퍼가 세단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란스포트 트림은 역동성과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기본 제공되는 스포츠 시트에는 12가지 방향 자동 조절 기능과 메모리 기능을 탑재했다. 스포츠 핸들과 페달에는 마세라티만의 레이싱 감성을 담았다. 차량 가격은 가솔린 4륜 구동 모델 기준 트림(세부 모델)별로 1억2870만~1억4080만원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