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원하는 청소연구소, 최대 100억 자금유치 나서
카카오 직원 6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청소서비스 업체 ‘청소연구소’가 대규모 자금 유치에 나섰다. 10조원 규모의 홈클리닝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실탄 확보다. 청소서비스 사업이 안착하면 반려동물 돌봄, 아이 돌봄 등 홈서비스 분야의 ‘소비자 간 거래(C2C)’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전략이다.

30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청소연구소는 내년 1분기까지 투자금 80억~100억원을 유치하기로 했다. 작년 4월과 12월에는 카카오 계열 투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와 옐로우독으로부터 총 45억원을 모았다. 실탄을 마련해 사세를 확장하면 내년도 목표(거래액 1000억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카카오가 지원하는 청소연구소, 최대 100억 자금유치 나서
청소연구소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청소도우미와 소비자를 간편하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현주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에서 ‘클린앱’이란 청소앱을 준비하던 직원들이 힘을 합쳐 설립한 회사다. 이모티콘 사업기획 등 신규사업을 이끌던 연 대표는 카카오가 관련 사업을 중단하자 동료들과 함께 ‘스핀오프(스타트업 독립)’를 택했다.

당시 이들은 청소도우미 시장 규모가 8조~10조원에 달하는데도 소규모 인력소개소가 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편리한 앱을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 수요가 몰릴 것으로 판단했다. 전망은 들어맞았다. 청소연구소는 작년 3월 출범한 이후 매월 30% 이상 매출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1인 가구 증가도 호재로 작용한다.

청소연구소는 내년 매출 1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서비스 요금의 90%를 도우미가 갖는 수수료 체계를 감안할 때 거래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야 가능한 매출 규모다.

이 같은 청소연구소의 고속성장은 편리한 앱을 통한 접근성, 도우미 품질 관리, 합리적 가격이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져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우선 카카오 출신 개발자들이 설계한 간편하고 직관적인 앱 디자인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앱에서 ‘쓰레기 버리기’ ‘화장실 청소’ 등 서비스 범위를 소비자가 명확히 선택하도록 한 것도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도우미 시급을 높여 양질의 도우미를 확보해나간 것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스퀴즈’라는 청소도구를 이용해 화장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등 차별화한 청소기법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연 대표는 “매니저 수를 5만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며 “서울 경기 일부 지역에 제한된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소연구소는 청소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반려동물 돌봄, 아이 돌봄, 노인 돌봄 등 다양한 홈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시장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