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구원 참여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가보니

수소전기차에서 발생한 물로 만든 차량 내 수족관, 전기차 전면부에 내장 가능한 쇼핑 카트,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모양이 바뀌는 그릴….

30일 경기도 남양읍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2018 연구·개발(R&D) 페스티벌'에서는 이처럼 미래 자동차와 관련한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대거 소개됐다.

2010년 시작돼 올해로 9회째인 현대·기아차 R&D 페스티벌은 R&D 본부 소속 연구원들이 4∼8명씩 팀을 이뤄 모빌리티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실물로 제작해 평가받는 사내 경연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모빌리티 및 응용기술', '카 라이프(Car Life): 차량 내 유틸리티', '카 라이프: 차량 내 유틸리티-해외연구소 특별' 등 총 세 부문에서 경연이 진행됐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지난 3월과 5월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총 12개의 본선 진출 작품을 선정했고, 이들 팀은 제작비 일체와 작업 공간 등을 지원받아 약 5개월간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했다.

이날 기술연구소 현장에서는 연구개발본부장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과 180여 명의 직원 청중평가단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시연하며 질문을 받았다.
세그웨이 타고 계단 이동도 '척척'…미래차 아이디어 봇물
모빌리티 및 응용기술 부문의 대상은 계단과 같은 장애물을 만나도 제약 없이 이동할 수 있는 휠을 개발한 '나무' 팀에 돌아갔다.

나무 팀은 자체 개발한 바퀴를 양쪽에 단 세그웨이에 올라타 연구소 앞 6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 제품은 장애물을 극복하려면 추가 모듈을 부착해야 해야 하는 일반적인 개인형 이동수단과 달리 별도 모듈 장착이 필요 없어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자유롭게 탈·장착이 가능하고 다용도로 쓰일 수 있는 휠 내장형 시스템을 개발한 '올 인 휠' 팀이 받았다.

이 시스템은 차량에 동력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외부 전원을 공급하는 휴대용 배터리로 쓰일 수 있고, 움직이면서 자동 충전 및 공기정화 기능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형태 변형이 가능한 공기주입식 시트를 만든 '빅 히어로'와 마우스 형태의 자율주행차 핸들을 개발한 '아틀라스 프로젝트', 차량 하부를 이동하며 전기차를 자동 충전하는 시스템을 고안한 '히든 차저' 팀은 각각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세그웨이 타고 계단 이동도 '척척'…미래차 아이디어 봇물
카 라이프 부문 최우수상은 사이드미러에 맺힌 빗물을 자동 제거하는 공기 압축 시스템을 개발한 '비도 오고 그래서' 팀에 돌아갔다.

이 시스템은 왕복 운동하는 와이퍼 링크 끝에 에어펌프를 연결, 와이퍼 작동 시 에어탱크 내 압력을 높여놨다가 사이드미러에 빗물이 맺히면 에어탱크 내 압축된 공기를 내보내 순간적으로 빗물을 씻어내는 방식이다.

공기를 내보내는 방향을 바꾸면 운전석 앞창문의 빗물도 제거할 수 있다.

ABS(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등 차량 안전기술을 정차 상태에서 미리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런&필', 수소차에서 발생한 물을 재활용해 식물을 재배하거나 세차를 하는 아이디어를 낸 '숲어카', 아이오닉 전기차 전면부에 내장할 수 있는 쇼핑 카트를 고안한 '아이오닉 카트', 취향에 따라 차량 내부 향기를 조절할 수 있는 방향제를 개발한 '셀렉티브 H-아로마' 팀은 우수상으로 뽑혔다.
세그웨이 타고 계단 이동도 '척척'…미래차 아이디어 봇물
해외연구소-특별 부문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든 '히어 아이 엠' 팀이 최우수상을, 취향에 따라 모양이 즉시 바뀌는 그릴을 개발한 '킹 오브 마스크' 팀이 우수상을 각각 받았다.

시상한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미래가 든든하다"며 "예년보다 더욱 현실성 있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보여서 흐뭇하다"고 격려했다.

이번에 수상한 작품들은 앞으로 국내 모터쇼 등 각종 사내·외 행사에 전시될 예정이다.
세그웨이 타고 계단 이동도 '척척'…미래차 아이디어 봇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