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추락을 거듭하자 정부도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의 가동을 검토하는 등 연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열린 '2018 상생과 통일 포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불안정이 계속될 경우 상응하는 대책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부총리는 "해외 기업설명회(IR), 기관투자가 역할 제고, 필요하면 일부 제도적 개선까지 생각하겠다"며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이 있다"고도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증시 안정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을 면밀히 재점검해 필요 시 가동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제3회 금융의 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 기초체력을 볼 때 최근의 (주식시장) 반응은 지나치게 과도한 면이 분명히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증시 추락에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선 할 수 있는 구두개입부터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전날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하고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5천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책 발표 당일에 코스피 2,000선이 22개월여 만에 무너지자 정부가 안이한 대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불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물량이 많을 때는 하루 5천억원을 넘는 데 별로 의미가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단은 긍정적이다.

정부가 자본시장 안정 의지를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증권거래세를 완화하거나 사업손실 준비금 제도 부활 등 방안도 추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특히 5천억원 자금 조성은 증안기금(증시안정기금)이나 한국은행 특융(특별융자) 같이 과거에 실패로 돌아가 폐지된 제도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이는데 대단히 조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