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삼성·LG는 왜 '전기장판' 만들지 않나요?"
# 혼자 사는 최영진(43)씨는 지난해 산 전기장판을 버렸다. 제품이 고장나 수리하려 했더니 서비스센터가 차로 1시간 거리에 있었기 때문. 그는 시간과 노력 등을 따져 새 제품을 구입하기로 했다. 최 씨는 "차가 없어 대중교통이나 택배를 이용해야 하는데 부피가 커 쉽지 않다"며 "서비스센터가 많고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들이 왜 전기장판을 안 만드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난방가전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보일러를 보완할 수 있는 온열매트는 인기가 특히 높다.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장판과 전자파 걱정이 없는 온수매트가 대표적인데 비율은 전기장판이 70%로 많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쌀쌀해진 날씨에 10월 온열매트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온열매트 매출은 10월 중순부터 늘어나지만 올해는 이른 추위가 찾아오면서 9월 말부터 판매량이 증가했다.

국내 온열매트 시장은 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수량으로는 전기장판이 70%로 앞서고 있지만 금액으로는 온수매트와 비슷하다. 온수매트는 지난해 6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전기장판과 온수매트는 구동방식은 물론 가격에서 차이를 보인다. 전기장판의 평균가는 5~10만원인데 반해 온수매트 15만원을 훌쩍 넘는다. 경동나비엔의 쿠션형 온수매트는 1인용이 40만원에 육박할 정도다. 하지만 온열매트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낮다. 전기장판이 과열돼 화재가 났다는 소식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며, 품질과 A/S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온열매트는 진입장벽이 낮아 중소업체의 판매비중이 높은 제품이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한일 등 중견기업을 제외하면 A/S(사후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 같은 이유로 대기업 진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온열매트 시장 진출을 주저한다. 에어컨 같은 냉방가전과 달리 성수기가 짧고 시장규모가 작아 시장성이 떨어져서다.

가전 유통점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아 대기업이 진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중소기업 밥그릇 뺏는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시장 성장세가 꾸준한 건 사실이다. 무엇이 소비자들을 위한 건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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