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원단·단추까지 원하는 대로 선택…'나만의 슈트' 만들어주는 캠브리지 멤버스
남자의 슈트(양복)는 몸에 꼭 맞는 게 중요하다. 아주 작은 차이가 슈트의 맵시를 결정한다.

슈트의 전통적 기준이 있다. 소매의 끝선이 손등의 3분의 1을 덮어야 한다. 어깨 부분에 사선으로 주름이 지지 않고 반듯하게 맞는 것도 중요하다. 앞판 부분이 자연스럽게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내려오는지도 챙겨야 한다. 너무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다 따져도 내 몸에 딱 맞는 슈트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마다 신체 사이즈가 다르고 체형도 다르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의 정통 프리미엄 신사복 브랜드 캠브리지 멤버스는 소비자에게 좀 더 잘 맞는 슈트를 제공하기 위해 ‘MTM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단추 하나까지 1 대 1 맞춤

MTM은 영어 단어 ‘made to measure’의 약자다. ‘측정하여 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슈트 사이즈를 섬세하게 조정하고 제작함으로써 기성복보다 더 몸에 잘 맞는 슈트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캠브리지 멤버스가 차별화한 프리미엄 서비스다.

기성복 슈트는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비용도 저렴하다. 대신 몸에 딱 맞지 않는 단점이 있다. MTM 슈트는 개인별 맞춤형 슈트를 맞춰 주면서도 크게 비싸지 않다. 맞춰 주는 것은 사이즈만이 아니다. 다양한 디자인과 원단, 단추 하나까지 소비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기성복이 주기 힘든 개성 있는 디자인의 ‘나만의 슈트’가 가능하다.

이상우 캠브리지 멤버스 브랜드 매니저는 “슈트의 본질은 예술과 같다”고 말한다. “현대인의 의복 중 가장 공을 들여 만드는 상품인 만큼, 완벽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캠브리지 멤버스는 보다 많은 사람이 MTM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MTM 서비스 중심으로 리뉴얼했다.

캠브리지 멤버스는 한국인의 기본 체형과 패턴 사이즈를 집중 연구했다. 1977년 Y타입(마른체형), A타입(표준체형), AB타입(근육체형), B타입(비만체형) 등 4가지 체형을 기준으로 세분화된 사이즈 체계를 제공했다. 현재는 더 세분화해 60여 개 사이즈 체계를 만들었다.

MTM 서비스의 효시는 1980년대 신세계백화점 ‘이지오더’ 매장이다. 이곳에서 원단과 스타일을 선택해서 바로 가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 게 기반이 됐다. 1990년대 디렉터 아르만도 브랜카텔리, 2000년대 영국 비스코프 브랜드 수장 티모시 에버레스트를 영입해 디자인과 패턴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만족할 때까지 고쳐주기도

캠브리지 멤버스의 MTM서비스는 3단계로 구분된다. 모든 단계는 소비자 취향을 전적으로 적용한다. 지속적인 소통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첫 단계는 소비자 체형과 사이즈, 취향까지 알아야 한다. 전반적인 슈트를 기획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하면 캠브리지 멤버스의 전문 테일러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체 사이즈를 채촌(신체 치수 측정)해 사이즈 차트를 작성한다. 이를 기본으로 캠브리지 멤버스의 노하우가 집약된 샘플 슈트를 입어본다. 캠브리지 멤버스에서 제안하는 다양한 원단, 색상, 디자인, 단추 등을 선택한다.

그다음 단계는 슈트 전문 패터너(patterner)에 의한 소비자 맞춤 패턴 개발과 제작이다. 패턴 개발이 완성되면 약 200개의 공정을 거쳐 한 명의 소비자를 위한 MTM 슈트가 완성된다. 품질 검사는 봉제 투입 전, 봉제 공정 중간, 완제품 출고 전 총 3회에 걸쳐 한다.

제품이 완성되면 소비자와 함께 직원이 제품의 디자인, 완성도, 실루엣, 디테일 등 면밀하게 검토한다. 소비자가 맘에 들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바로 고쳐준다. 완성품과 함께 고객 고유 코드를 적용한 전용 카드를 발급한다. 이후 다른 디자인, 다른 원단의 슈트를 주문할 때 별도의 채촌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캠브리지 멤버스는 이번 시즌 ‘브리티시 컬렉션’을 선보인다. 영국의 느낌을 담은 트위드 소재 등 거칠어 보이고 두께감이 있으면서 따뜻한 느낌이 든다. 색상은 블랙, 브라운, 카키가 조화가 될 수 있도록 아이템을 매치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