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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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특단의 일자리 대책이라며 내놓은 ‘단기 공공 아르바이트’ 5만9000개를 할당받은 각 부처 및 산하기관들에 비상이 걸렸다. 원격 위주로 강의하는 대학에 강의실 소등 알바를 뽑으라는 황당한 지시가 내려오는가 하면, 일부는 대책 발표 당일 사업 세부 계획을 수립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받고 부랴부랴 세부안을 짜기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 방송대에 "교실 불 끄는 알바 뽑아라"
28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맞춤형 일자리 사업별 현황’에 담긴 80여 개 세부사업을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분석한 결과 상당수 사업이 찍어누르기식으로 급조돼 예산, 인원, 업무 등 주요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수산부의 ‘국가어항 환경 개선’ 사업은 정부 대책 발표 당일인 지난 24일 기재부가 세부 계획을 수립하라고 일방 통보한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항구에 방치된 그물 등을 수거한다는 명목으로 750명의 단기 아르바이트를 뽑는 사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발표 당일 기재부에서 통보받아 부랴부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격 위주로 교육하는 한국방송통신대도 교육부의 ‘국립대 빈 강의실 불 끄기 알바’ 사업 참여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대는 “강의실에 상주하는 학생이 없는데 어떤 명분으로 알바를 뽑냐”며 거절했다고 한다.

근무기간이 1주일 중 이틀에 불과한 업무 등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통계를 부풀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일규/서민준/성수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