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2022년까지 선복량(적재 능력)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몸집을 키워 머스크, MSC 등 글로벌 선사와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지난 26일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중장기 경영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상선 제공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지난 26일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중장기 경영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은 지난 26일 유창근 사장과 임직원 300여 명이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이 같은 목표를 공유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유 사장은 이날 “2022년까지 1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선복량을 확보하고 100억달러 매출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톱클래스 해운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체급’을 올려 글로벌 대형 선사와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몸집을 불려 중하위권 선사들을 고사(枯死)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운업에선 선복량이 많을수록 수익률이 높다. 세계 1~3위인 머스크, MSC, CMA-CGM은 401만TEU, 325만TEU, 263만TEU급 선복량을 갖추고 있다. 현대상선 선복량은 41만TEU로 머스크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현대상선은 지난달 2만3000TEU급 12척, 1만5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이 선박들은 2020년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돼 현장에 투입된다. 현대상선은 또 2016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한 부산신항 현대부산신항만(HPNT) 지분을 연내에 다시 확보할 계획이다. 항만에 전용 터미널을 갖추면 하역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현대상선은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6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총 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유 사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1조원의 자금도 조달했고,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로 2020년 2분기부터 글로벌 선사들을 제칠 수 있는 토대도 구축했다”며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해 화주 서비스를 강화하고 생산성 향상에 힘쓰는 등 정보기술(IT) 친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