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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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금융당국의 지주체제 전환 승인 이후에 지배구조 향방을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다음달 7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를 승인할 전망인 만큼 그 이후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겸직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정기 이사회를 열고 3분기 실적 승인 등의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우리은행 이사진 8명이 전원 참석했다. 지주사 지배구조 안건은 정식 안건으로는 상정되지 않았다.

당초 이사회 후 사외이사들이 모여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겸직 여부를 포함한 지주사 지배구조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뒤 의견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의가 다음달 금융당국 승인 후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우리은행에 지배구조와 관련해 의견을 전달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정부가 의도하는 인사를 경영진에 앉히려는 인사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년 전 우리은행은 민영은행이기 때문에 경영에 간섭을 안 하겠다고 말했으나 최근 발언에 따르면 간섭하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주주로서 책무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의견을 갖는 게 타당하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은행의 자율적인 경영을 존중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예보가) 18.43%의 잔여지분을 가진 주주로서 국민의 재산인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우리은행의 가치가 제대로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관련 의견을 어떻게 전달할지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되고 있는 인사 개입설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해 최대주주로서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지주사 전환과 밀접하게 관계된 회장·행장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지 의견을 가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의도하는 인사를 회장이든 행장이든 경영진에 앉히려고 의사를 표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을 제기한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도 최 위원장은 "정부가 어떤 특정인을 선임하기 위해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약속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승인한 직후 우리은행이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