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무인편의점 본격화…로드숍 형태 첫 매장 열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본격적으로 무인 편의점 사업 확장에 나선다.

세븐일레븐은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 네 번째 매장(사진)을 울산 롯데시티호텔에 새로 낸다고 24일 발표했다. 시그니처의 첫 로드숍(길거리 매장) 형태 매장이다.

세븐일레븐은 그동안 도난과 분실 등을 우려해 계열사 임직원이 주로 쓰는 공간에만 시그니처 매장을 냈다. 작년 5월 문을 연 1호점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있고, 2호점과 3호점도 각각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과 경기 의왕 롯데첨단소재 본사 건물에 들어갔다.

이번에 문을 연 4호점은 이들 1~3호점과는 다르다. 일반 소비자가 이용하는 호텔에 입점했다. 시그니처 4호점에 들어가려면 정맥 인증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하는 ‘핸드페이’를 등록해야 한다. 핸드페이 등록이 어려운 사람은 카드 형태의 방 키를 대면 들어갈 수 있다. 결제는 핸드페이, 신용카드, 엘페이(롯데의 간편결제 시스템) 등으로 하면 된다. 성인 인증이 필요한 담배 구입은 핸드페이를 꼭 써야 한다.

이 점포에는 또 인공지능(AI) 기술로 소비자와 간단한 음성 대화가 가능한 결제 로봇 ‘브니’를 비롯해 소비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스마트 CCTV 등 그동안 세븐일레븐이 개발한 첨단 정보기술(IT)이 대거 적용됐다. 점포 운영은 세븐일레븐 본사가 아니라 일반 가맹점주가 한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첫 로드숍 형태 시그니처 매장을 운영해본 뒤 큰 문제가 없으면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무인 편의점을 확장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자판기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도 더 늘리기로 했다. SK가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SK가스 경기태평양충전소 안산지점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향후 주유소, 가스 충전소 등에 자판기형 편의점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가스 충전소 내 자판기 편의점이 택시기사들의 휴식 공간, 대기장소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편의점업계에서 디지털 전환에 선도적 역할을 했고, 미래형 편의점 모델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 전국 주요 상권에서 세븐일레븐의 미래형 디지털 플랫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