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칼리버 슈팅스타
엑스칼리버 슈팅스타
“기술력과 디자인의 만남이다.” “복잡한 시계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스위스 명품 시계 로저드뷔와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협업해 제작한 신제품 시계를 본 고객들의 반응이었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매드 벗 스위스(Mad but Swiss)’ 행사는 로저드뷔의 내년 신제품을 아시아 지역에 선보이기 위한 자리였다. 명품 시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 VIP 410명이 초청됐다.

최고급 기술에 신소재 더한 한정판 시계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은 3개 모델이었다. 로저드뷔를 대표하는 엑스칼리버 모델에 카본 소재를 적용한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얼티밋 카본’은 다이아몬드까지 더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엑스칼리버는 속이 들여다보이는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로저드뷔를 대표하는 시계 모델이다.

카본으로 케이스 스트랩 등을 제작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다. 최고급 기술로 손꼽히는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을 장착했다. 시계 전체에 총 195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기존 시계보다 화려하게 제작했다. 고급스럽게 빛이 나도록 네모난 바게트컷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단 8개만 제작해 한정 판매한다. 국내 판매가는 7억2200만원.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
로저드뷔는 1995년 제네바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역사는 길지 않지만 평생 시계를 직접 제작하며 고급 기술을 개발해온 로저 드뷔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브랜드여서 ‘시계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톱니바퀴와 동력장치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8년에는 피아제 IWC 까르띠에 예거르쿨트르 몽블랑 등 최고급 시계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드그룹에 합류해 마케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로저드뷔는 이번 행사에서 올해 처음 출시한 람보르기니 협업 시계도 전시했다. 람보르기니 고유의 빨강, 파랑 등 원색을 주로 사용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카 마니아, 명품시계 마니아들이 일부분 겹친다는 데서 착안해 양사가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 가격대는 2억5000만~2억7600만원대다. 로저드뷔와 람보르기니는 내년에도 협업해 제작한 시계를 1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아시아 사업 확대할 것”

엑스칼리버
얼티밋 카본
엑스칼리버 얼티밋 카본
첫 여성용 엑스칼리버도 공개했다. 로저드뷔의 엑스칼리버는 크고 스포티한 디자인이란 이유로 남성이 주요 고객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엑스칼리버 36 슈팅스타’는 36㎜ 크기로 기존 제품(42~45㎜)보다 확연히 작아졌다. 7시 방향엔 공중에서 회전하는 투르비용을 넣었다. 48개의 라운드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을 강조했다. 60시간 동안은 태엽을 감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간이 간다. 블루 핑크 화이트 등 세 가지 색상으로 제작했다. 각 모델은 세계 8개씩만 한정 판매하는데 이번 VIP 행사에서 6~7개씩 팔렸다. 국내엔 내년 초께 한두 개가 들어올 예정이다. 국내 판매가는 2억1000만원대.

도로시 헨리오 로저드뷔 인터내셔널 마케팅 디렉터는 “기계식 시계에 관심을 두는 여성이 크게 늘고 있다”며 “엑스칼리버 모델에 혁신적 기술을 담되 더 작게 제작하는 건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엑스칼리버에 들어간 별 모양의 스켈레톤 디자인이 예쁘다는 여성 고객이 많아 여성 손목에 맞는 사이즈와 색상, 디자인으로 한정 생산했다”고 덧붙였다.

로저드뷔는 이번 신제품을 8개씩 한정 판매하기로 했다. 8이 무한대(인피티니)의 의미가 있는 데다 중국에선 행운의 상징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로저드뷔 관계자는 “수천만원대 시계를 경험해본 중국 소비자들이 이젠 몇억원대 최고급 시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