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최고위험’ 등급의 파생상품을 소비자에게 ‘중위험·중수익’으로 설명해 팔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다음달 점검에 나서기로 한 상황에서 KEB하나은행은 불완전판매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KEB하나은행이 최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양매도ETN을 특정금전신탁으로 판매할 때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설명해 최근 1년간 8283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양매도ETN은 풋옵션과 콜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을 기초로 지수가 예상범위에서 움직이면 수익을 얻지만, 시장 급변으로 지수가 예상범위를 벗어날 경우 손실을 보는 구조로 설계됐다.

최 의원은 “KEB하나은행의 직원용 내부 자료를 보면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임을 투자포인트로 설명하도록 명시돼 있는 등 투자위험 여부를 판단할 때 혼선을 유발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실제로 이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투자 성향을 기존보다 높게 변경한 투자자가 1761명, 투자금액 기준으로 1141억원에 달해 불완전판매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특히 “창구에서 중위험 상품으로 안내받았다는 제보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은 불완전판매는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행원 교육용으로 만든 내부용 자료가 불완전판매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최고위험 고지’를 했고 자술을 받거나 녹취까지 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며 “소비자들과 맺은 신탁 계약서 등 모든 서류에는 양매도ETN이 최고위험등급으로 적시돼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의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는 계약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민원이나 분쟁이 단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