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히는 로보틱스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로봇분야를 담당하는 팀을 신설하고 관련 부문 간 협업을 확대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車그룹, 로보틱스 사업 본격화
현대차그룹은 올초 로봇·인공지능(AI) 분야를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로봇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산업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개발한 첫 번째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인 ‘의자형 착용 로봇’(사진)은 지난달 현대·기아차 북미 공장에 시범적으로 도입됐다.

이 로봇은 작업자의 무릎관절을 보조해 앉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1.6㎏의 경량형 모델임에도 최대 150㎏까지 지탱할 수 있다. 사용자의 키에 맞게 길이 조절이 가능하고 허리와 허벅지, 무릎 벨트를 활용해 입고 벗기가 편하다. 이 로봇을 사용하면 허리와 하반신 근육 활성도가 80%가량 줄어들어 작업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윗보기 작업용 착용 로봇’도 연내 개발을 마치고 현대·기아차 북미 공장에 도입해 기술 검증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로봇은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의 힘을 보조해준다. 작업자가 팔을 올리면 최대 60㎏의 힘을 더해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과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이동수단) 등 활용도가 높은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전략기술본부 아래 로봇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도 신설했다.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부문과 협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로보틱스 분야에서 미래 모빌리티 해법을 찾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투자도 과감하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0일 미국 AI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에 투자했다. AI 기술 분야에서 중국 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딥글린트’와도 협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보틱스 분야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 문제를 해결하는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자율주행차 개발을 통해 쌓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