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묵은 최저임금제, 이대론 안된다

1953년 법에 있었지만 유명무실
최저임금 오르며 갈등 씨앗으로
정부가 고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은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이다. 그렇다면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사용자는 시급을 8350원만 줘도 될까. 그렇지 않다. 하루 3시간 이상씩 1주일에 15시간 넘게 일했다면 하루치의 임금(주휴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경영계에서 내년도 실질 최저임금 시급은 8350원이 아니라 1만30원으로 이미 1만원을 넘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임금 명칭과 관계없이 사용자가 인건비로 지급해야 하고, 지급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는다면 사실상 ‘최저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주휴수당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의무이기는 하지만 최저임금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렇다면 주휴수당 제도는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도입됐을까. 주휴수당의 유래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나 근거가 없다. 1953년 근로기준법이 처음 제정됐을 때부터 일본의 노동기준법을 거의 그대로 인용하면서 관련 조항이 들어갔으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유명무실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과거 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던 시절 1주일에 6일을 일하고도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매우 낮았다”며 “박정희 정부 들어 근로자 소득 증가를 위해 강제화한 조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그동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최저임금 수준이 높지 않아 부담이 크지 않았고, 단속도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휴수당이 최저임금 고시에 등장한 것도 2015년부터다. 이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노사 갈등의 주원인으로 부상했다.

기존 소득은 줄이지 않되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더 큰 갈등의 씨앗이 될 주휴수당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시행령 개정안 논란에서 보듯이 주휴수당은 최저임금 정책을 꼬이게 하는 주범”이라며 “교수나 변호사들도 헷갈리는 내용을 소상공인이나 근로자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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