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팍(왼쪽부터), 비욘드클로젯, 미스지컬렉션.
빅팍(왼쪽부터), 비욘드클로젯, 미스지컬렉션.
레이스가 살짝 드러나는 치마, 우아한 러플(주름 장식)을 넣은 블라우스….

한동안 대세였던 캐주얼 스트리트 패션 시대는 가고 이젠 ‘페미닌 패션’의 시대가 왔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9 봄·여름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선 총 42명의 유명 디자이너 패션쇼(서울컬렉션)와 24명의 신진 디자이너 쇼(제너레이션넥스트)가 열렸다. 국내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냈지만 여성스러운 디자인이라는 공통점을 보였다. 여성복은 레이스, 러플 등을 많이 썼고 남성복도 예전보다 화려한 색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춘희 디자이너는 ‘미스지컬렉션’ 무대를 통해 우아함을 한껏 강조한 옷을 선보였다. 널찍한 칼라에 리본을 묶은 미니 원피스, 소매를 이중으로 넣어 부풀린 블라우스, 인어 같은 A라인 치마 등 복고풍 옷이 주를 이뤘다. 색상도 샛노랑, 레드 체크, 브라운, 핑크, 하늘색 등을 두루 활용했다. 박윤수 디자이너의 ‘빅팍’은 몸의 움직임을 따라 너풀거리는 실크 소재 원피스, 러플 블라우스, 풍성한 실루엣의 트렌치코트 등을 주력 상품으로 공개했다. 박승건 디자이너는 ‘푸쉬버튼’ 무대를 통해 한쪽 다리를 자른 바지, 어깨를 큼지막하게 키운 재킷 등 과감한 의상을 선보였다.

튀는 색상을 자유자재로 쓴 디자이너도 많았다. 서울 남산 피크닉에서 패션쇼를 연 ‘SJYP’는 ‘컬러풀, 플레이풀, 조이풀’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화려한 옷으로 구성했다. 바이올렛과 핫핑크, 블루와 핑크, 그린 등을 과감하게 섞어 경쾌한 느낌을 강조했다. 핑크색 주름치마와 투명한 PVC 소재로 만든 네온퍼플 재킷 등 튀는 의상을 후드티셔츠, 체크 블라우스 등과 매치했다. 이청청 디자이너도 ‘라이’ 패션쇼에서 베이비핑크, 스카이블루, 라이트옐로 등 파스텔톤의 여성스러운 옷을 공개했다.

남성복도 화려해졌다. 경쾌한 색감과 편안한 실루엣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었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클로젯’은 소년 감성을 담은 오버사이즈 외투, 체크 무늬 통바지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장형철 디자이너의 ‘오디너리피플’은 퍼플과 카키, 오렌지 등을 세련되게 섞어 썼다. 어깨선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여러 패치를 엮은 셔츠를 선보이는 등 발랄한 디자인을 내놨다. 정구호 헤라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은 “서울패션위크는 유명 디자이너의 해외 판로 확대는 물론 신진 디자이너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