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세계 경제가 정점을 찍고 침체기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면서 교역 규모에서도 세계 2위인 중국의 성장 둔화는 글로벌 경제에 큰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성장 둔화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불거지고 있는 신흥국 위기를 한층 더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당초 전망한 3.9%에서 3.7%로 똑같이 하향 조정했다. 주요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일제히 내렸다. 독일은 2.2%에서 1.9%로 0.3%포인트 낮아졌고, 프랑스는 1.8%에서 1.6%로, 일본은 1.2%에서 1.1%로 각각 떨어졌다. 독일과 프랑스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 내려갔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9%로 지난 7월 나온 전망과 같았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7%에서 2.5%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2020년 성장률은 1.8%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6.4%에서 6.2%로 떨어졌다. IMF는 “주요 선진국에서 경제성장이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위험성이 커졌고 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진단했다.

비교적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JP모간체이스는 최근 투자보고서에서 3년 내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2년 내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도 6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국제 유가는 지난 2주간 유종별로 5~10% 하락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의혹 등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수요 둔화 우려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부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 하락을 예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