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 살아있는 렉서스…부드러운 주행감 일품
‘디테일’이 달랐다. 렉서스의 신형 ES300h(사진)는 작은 부분 곳곳에서 운전자를 만족시켰다. 손으로 잡은 핸들의 촉감이 그랬고, 파격적인 앞모습에 가려 보이지 않던 뒷모습이 그랬다. 꼼꼼히 살펴볼수록 ‘진짜 열심히 만든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ES300h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은 더욱 강조됐다.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임은 확실했다. 헤드라이트와 스핀들 그릴의 모서리가 향하는 곳엔 렉서스를 상징하는 엠블럼이 자리하고 있다. “내가 렉서스다”라고 힘줘 말하는 듯했다.

앞모습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건 뒷모습과 인테리어였다. 줄지어 이동하는 시승행사 특성상 그간 등한시했던 차의 뒷모습을 집중해서 볼 시간이 많았다. 신형 ES300h는 후면부에 캐릭터 라인을 곳곳에 넣어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사진이 아니라 실물로 봐야 느껴질 만한 작은 차이였지만 세단 특유의 지루함을 없애줬다.

내부는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웠다. 핸들을 둘러싼 가죽은 유난히 촉촉했다. 차량 내부 손잡이 밑에 팔을 걸칠 수 있는 공간에는 ‘비스코텍스’라는 가죽 가공 기술을 적용해 미세한 패턴을 넣었다. 작은 차이에서 렉서스의 장인 정신이 느껴졌다.

주행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소문대로 안정적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튕겨져 나가는 느낌보다는 묵직하게 속력이 올라갔다. 곡선 구간에서도 쏠림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차체가 우직하게 중심을 잡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운전이 불안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만큼 주행 소음도 적었다. 엔진을 켜거나 출발할 때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듣지 못했다. 떨림도 없었다.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회생제동 소음을 완벽하게 잡아내진 못했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귀에 거슬릴 만한 소음이었다.

서울 잠실에서 경기 가평까지 왕복 60여㎞를 달린 뒤 확인한 연비는 L당 16.1㎞였다. 신형 ES300h의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7㎞. 공인 연비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치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는 도심 주행보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인 듯했다. 신형 ES300h의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5710만~6640만원이다.

가평=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