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물로 나와 있는 코웨이를 SK가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처음은 아니다. 반년 전에도 떠돌다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좀 구체적이다. “시너지가 크다” “독과점 위반이 아니다” 등의 분석도 나왔다. 어디까지 사실일까.

SK의 '코웨이 인수설' 떠도는 이유는
당초 SK는 인수후보가 아니란 사람이 많았다. 독과점 때문이다. 렌털사업을 하는 계열사 SK매직은 렌털 계정 수 기준으로 코웨이에 이어 2위다. 코웨이와 SK매직을 합하면 시장의 절반 이상(계정 수 기준)을 장악하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독과점에 해당한다. 하지만 렌털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와 SK매직을 결합해도 독과점 금지 위반이 아니다”고 했다. 독과점을 판단하는 기준이 렌털 계정 수가 아니라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제품별 판매량이기 때문이다. 코웨이 대표 제품인 정수기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으로 37% 정도다. SK매직은 약 10%. 합쳐도 50%가 안 된다. 이 통계도 주요 렌털업체만 집계한 것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수치를 포함하면 점유율은 더 떨어진다.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웨이는 탱크형 정수기, SK매직은 직수형 정수기의 강자다. 주력 제품이 겹치지 않는다.

인수 주체로는 SK네트웍스와 SK텔레콤이 거론됐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의 모회사다. 그러나 SK네트웍스는 2조원 안팎의 코웨이를 인수할 자금 여력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SK텔레콤 등판설이 나왔다. SK텔레콤의 자금력은 막강하다. 지금까지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인수할 분위기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고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물론 검토는 한 것 같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렌털 사업 강화를 위해,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IoT) 사업 확대 방안으로 코웨이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왜 갑자기 이런 소문이 돈 걸까. 일각에선 코웨이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란 추측이 나온다. 코웨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주체는 웅진그룹뿐이다.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매각 가격을 높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코웨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은 급하지 않은 분위기다. MBK는 2013년 코웨이 지분 30.9%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한 뒤 배당과 코웨이 지분 매각 등을 통해 1조35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SK의 인수전 참여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코웨이 매각이 임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