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17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아프리카 빈곤국인 우간다보다 뒤처졌던 한국의 금융경쟁력이 올해 55계단 뛰어올랐다. 기존 주관식 설문 등의 정성평가 위주에서 정량평가 위주로 바뀌면서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본지 8월6일자 A13면 참조

올해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평가대상국 140개국 중 19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종합순위가 15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 순위보다는 다소 낮지만 지난해 74위와 비교하면 크게 상승했다. 2015년 WEF가 발표한 금융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87위를 기록해 우간다(81위)에 비해 여섯 계단 뒤졌다. 이듬해 같은 조사에서도 한국은 80위로, 우간다(77위)에 뒤졌다. 이 때문에 한국 금융권은 한동안 ‘우간다 트라우마’에 시달려야만 했다.

한국 금융경쟁력 74위→19위…'우간다 악몽' 벗어났다
하지만 수도인 캄팔라에서도 은행 점포를 찾기 힘들고 신용카드 거래 및 모바일 결제조차 찾아보기 힘든 우간다보다 한국의 금융경쟁력이 뒤진다는 WEF 평가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올해 한국의 금융경쟁력 순위가 크게 오른 건 WEF가 평가 방식을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의 평가 방식은 설문 7개와 통계 1개 등 정성평가 위주로 이뤄졌다. 기업인들에게 한국 금융서비스 이용은 어떤지 혹은 은행 건전성이 어느 수준인지를 묻는 방식이었다는 것이 금융위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부문 여신, GDP 대비 금융회사 시가총액, GDP 대비 보험료, 부실채권 비중, 은행의 규제자본 비율 등 객관적인 수치가 더 많이 반영되는 정량평가로 평가 방식이 변경됐다. 이 중 한국은 GDP 대비 민간 부문 여신, 부실채권 비중 등 항목에서 100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