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동차 산업

이르면 내달 지원방안 마련
정부, 정책금융 늘려 車부품사 살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 17일 은행장들에게 자동차 부품업체 지원을 당부하고 나선 것은 은행들에 대한 부품업체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특히 이날 은행장들과의 간담회 주제가 ‘동산금융 활성화’였지만 이보다 자동차 부품업체 지원에 더 비중을 둔 것은 부품업체 상황이 그만큼 다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줄도산 공포에 처해 있다”며 “은행들이 자동차 부품업체를 위험업종으로 분류해 만기 연장과 신규 대출 중단 등 자금 회수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최 위원장이 참석한 자동차부품업계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불만사항이 터져나왔다.

실제 자동차 부품업체의 업황은 나빠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2일 내놓은 ‘9월 국내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2% 감소한 1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9월엔 조업일수 감소 영향도 있었지만 자동차산업 자체가 계속해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원인도 크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업황 부진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곳은 은행들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월별 대출 증가세가 줄고 있다”며 “과거 조선업체에 대한 여신을 빨리 회수하지 못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던 기억 때문에 은행들도 부품업체 여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여신 총액은 유지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우량한 1차 협력업체 중심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자동차 부품업체의 정책금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재정 지원을 통해 보증을 확대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확대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산업부는 기존에 운용하는 펀드 등을 통한 부품업체 지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위는 은행권의 동산담보대출이 약 4년 만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동산담보대출 취급 잔액이 2345억원으로 직전 분기 2063억원 대비 28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동산담보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2014년 1분기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위는 “정부가 지난 5월 동산금융 활성화 전략을 발표한 이후 시중은행들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동산담보대출에 나선 결과”로 분석했다.

박신영/강경민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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