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前대통령 보좌관 "카터, 재선실패 감수하고 연준에 금리 맡겨"
트럼프 또 연준 비난…"연준이 나의 최대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또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트리시 리건 프라임타임'과 인터뷰하면서 연준이 "나의 가장 큰 위협(Threat)"이라면서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상이 "웃기는 일"이라며 불만을 터뜨리며 연준을 "미쳤다"(crazy, loco)거나 "통제 불능"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연준이 올해 들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는 최근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증시 호황을 자신의 치적 중 하나로 자랑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비판하면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교체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으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인터뷰에서도 "연준은 독립적이며 나는 그(제롬 파월 연준 의장)와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나는 그가 하는 일에 기쁘지 않다.

너무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며 "지난번 물가상승률 수치를 보면 대단히 낮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2% 올라 전문가 예상치(2.3%)를 살짝 밑돌았다.

연준이 정책적으로 목표로 삼는 물가상승률은 2% 수준이다.
트럼프 또 연준 비난…"연준이 나의 최대 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 외에 연준의 다른 이사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거기에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른 사람도 몇몇 넣었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연준 이사회 7명 중 6명을 새로 지명하거나 재지명하는 드문 기회를 누렸다.

그는 파월 의장 지명에 대한 질문에 "솔직히 말해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며 "옳을 수도, 그를 수도 있지만, 내가 그를 그 자리에 앉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행은 전임 대통령들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국장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 부장관을 지낸 스튜어트 아이전스탯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카터 전 대통령에게서 배울 교훈은 '연준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라며 카터 전 대통령이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을 지명했을 때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리처드 닉슨·제럴드 포드로부터 고(高)물가 상황을 물려받은 카터가 1979년 보좌진에게 재선에 희생이 따르더라도 이를 후대에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많은 측근의 우려에도 볼커를 연준 의장에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볼커는 카터에게 "내가 지금 경제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전혀 인기가 없을 일"이라며 "백악관이 연준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전제 없이는 의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카터는 "난 여기에 경제를 신경 쓸 사람이 필요하다"며 "나는 정치만 신경 쓰게 해 달라"고 답했다고 한다.

아이전스탯은 "로널드 레이건이 달아오른 1980년 대선에서 두 자릿수 금리를 욕하는 동안 카터 대통령은 볼커 의장을 한 번도 탓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날까지 미국이 누리는 레이건 시대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정치적으로 가장 험난한 환경에서 정치적 개입 없이 볼커 의장이 쌓은 기초 위에 있다"며 "훨씬 온화한 경제환경을 누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또 연준 비난…"연준이 나의 최대 위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