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3원 내린 1,12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하락한 1,131.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개장 후 얼마 되지 않아 낙폭을 크게 넓혔다.
원/달러 환율 하락…1130원 무너지자 달러 매도 쏟아져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18일까지 환율이 1,130원대 초반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날 환율은 장 초반에 1,130원 선 아래로 빨리 내려갔다"며 "이를 보고 달러화 손절매 물량이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에는 이번 주 발표가 예상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기다리는 경계 심리가 있다.

미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중국 위안화 투매 심리를 자극하고 덩달아 원화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율보고서를 향한 불안감과 미국 주식시장 급락이 맞물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일본과 무역협상에서 환율 문제도 의제로 다루겠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날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과 관련해 미국과 사우디가 갈등을 보이는 것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두 나라의 갈등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약 7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 투자심리도 아직 살아나지 않은 상태다.

민 연구원은 "위험자산 기피 심리는 아직 강하지만, 달러화를 청산하는 움직임이 더 강하게 나타나면서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1,006.65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13.72원)보다 7.07원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