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최저임금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직원을 줄이고 하루 11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문찬 기자 sweet@hankyung.com
편의점 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최저임금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직원을 줄이고 하루 11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문찬 기자 sweet@hankyung.com
5대 편의점 작년에만 매장 5000개 이상 늘어
점주 매출, 본사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 추세
고용진 의원 "점주 최저수익보장 확대해야"


최근 3년 간 국내 주요 편의점 브랜드 5곳의 매장 수가 1만3000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의 과당경쟁으로 편의점 점주들의 월평균 매출액과 본사의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국회 정무위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노원갑)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주요 편의점별 매출액 및 가맹점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국내 주요 편의점 브랜드 5곳(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가맹점이 1만3212개 늘었다. 이들 편의점 브랜드의 가맹점은 지난해에만 5083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가맹점은 총 4만개에 육박했다. CU와 GS25가 업계 1등 경쟁을 하고 있고,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에만 887개의 가맹점이 늘어난 이마트24(2652개)가 가맹점 수에서는 미니스톱(2501개)에 앞서고 있다.

최근 3년 간 편의점 수 증가 현황을 보면, 이들 5곳 편의점은 2014년 말 2만5892개에서 지난해 말 3만9104개로 1만3212개 증가했다. GS25가 4139개로 가장 많이 늘었고, CU(4095개), 세븐일레븐(2328개), 이마트24(2151개), 미니스톱(499개)이 그 뒤를 따랐다. 지난해만 3만4021개에서 5083개(14.9%) 증가한 수치다.

2013년 말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고 2014년 공정위의 편의점 거리제한 규제가 폐지되면서 업계 전반에서 출점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24는 2014년 말 501개에서 최근 3년 간 2151개의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이마트24가 오는 2020년까지 매장 수를 60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대 편의점 매장 3년간 1만3000개 증가…"최저수익 보장해야"
가맹점이 늘어나자 지난해 편의점 브랜드 5곳의 가맹본사의 매출액은 총 25조254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3년 전인 2014년(11조7585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9%나 된다. 지난해에만 매출액은 4조6476억원(22.6%)이나 증가했다. 전체 편의점 가맹점 수가 최근 3년 간 1만3000개 이상 증가한 데 따른 성장이다.

그러나 정작 가맹점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월간 점포당 매출액이 2014년 4168만원에서 지난해 4817만원으로 649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년 전인 2015년 4809만원과 비교하면 불과 8만원(0.2%) 늘어나는데 그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점주들의 월간 매출액은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170만원(-3.4%) 줄어든 것이다. 점주들의 월간 매출액은 이마트24만 조금(90만원) 늘어났을 뿐 다른 편의점들은 모두 감소했다. GS25의 점주들의 매출액은 월평균 237만원 감소했고, 미니스톱(233만원), 세븐일레븐(151만원), CU(114만원) 순으로 감소 규모가 컸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 편의점 거리제한 규제 폐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본사들은 매출액이 급증함에 따라 영업이익도 덩달아 올랐다. 이마트24를 제외한 빅4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2014년 3000억원에서 2016년 4553억원으로 2년 만에 50% 이상 급증했다. 연평균으로 23%의 속도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빅4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22.6%(4조6476억원) 늘어났지만, 영업이익 총합은 4.5%(203억원)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영업이익만 1970억원에서 2358억원으로 19.7% 늘었다.

CU의 영업이익은 최근 3년 1125억원에서 235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CU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업체의 영업이익은 최근 몇 년간 정체 상태다. 공격점 출점으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는 이마트24의 영업적자는 350억원에서 517억원으로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가맹점 점포를 늘려 매출액만 올리면 영업이익이 덩달아 올랐던 편의점 본사의 영업 전략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란 설명이다.

고용진 의원은 "출점경쟁이 과열되면서 처음에는 점주들에게 비용과 피해가 고스란히 귀결되었다면, 이제는 가맹본사도 영업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정체되고 있다"며 "과당출점의 비용분담을 본사도 부담하는 '최저수익보장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출이 부진해 폐업하고 싶어도 과도한 위약금 때문에 폐업하지 못하는 점주들에게 일정기간을 설정해 폐업하면 위약금을 면제하는 '희망폐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편의점 점주가 살아야 본사도 산다"면서 "가맹본사들이 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공정위도 적극적으로 감독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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