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악기쇼 ‘뮤직차이나’에서 관람객들이 삼익악기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삼익악기 제공
지난 10~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악기쇼 ‘뮤직차이나’에서 관람객들이 삼익악기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삼익악기 제공
지난 10~13일 세계 3대 악기쇼로 불리는 뮤직차이나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국내 악기기업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익악기도 전시회에 홍보관을 열고,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익악기는 피아노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출입문 근처에 피아노 30대를 전시했다. 현지 인기 피아노 제조사 하이룬(海輪)보다 좋은 자리를 잡았다. 이형국 삼익악기 부회장은 “현지 시장 4위인 하이룬과 판매 대수 격차가 2000~3000대 차이로 좁아졌다”며 “교육 시장과 연계해 내년엔 하이룬을 제치고 4위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어쿠스틱·독일과 사랑에 빠진 중국

중국은 세계의 악기 트렌드를 역주행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악기 시장은 디지털 악기 중심으로 재편됐다. 반면 중국인들은 어쿠스틱 악기를 먼저 찾는다. 피아노만 1년에 30만 대(신품 기준)가 팔린다. 세계에서 어쿠스틱 피아노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중고 거래까지 합친 피아노 시장 규모는 연 2조원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에는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며 “디지털이 아니라 어쿠스틱 악기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별난 ‘독일제 사랑’도 중국 시장만의 특징이다. 독일 피아노 제조사 자일러의 명장(마이스터) 루트비히 바시체크는 “독일에서 20년째 피아노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처음 보는 브랜드만 수십 개”라며 “중국인들이 워낙 독일제를 좋아하다 보니 독일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소규모 업체를 중국 업체가 인수해 독일제라 내놓거나 독일 거리 이름 등만 붙여 독일제로 둔갑한 제품이 다수”라고 전했다.

삼익악기가 중국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제품도 독일 브랜드 ‘자일러’다. 2008년 삼익악기가 인수했다. 이 부회장은 “자일러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독일 피아노 브랜드”라며 “자일러 덕분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도 피해 갔다”고 말했다.

◆교육 시장 통해 연 2만 대 뚫겠다

중국 시장 내 영향력 강화를 위해 삼익악기는 교육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중국 피아노 교육 시장 규모는 5조원. 피아노 판매 시장보다 두 배 이상 더 크다.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이 완화됨에 따라 앞으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피아노 교사를 교육하는 현지 최대 업체 ‘위스커탕’과 협력해 현지 교사를 삼익악기 팬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딜러는 대리점이 아니라 피아노 교사란 말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피아노 교사 120만 명 중 10%인 12만 명이 위스커탕에서 교육받는다. 교사가 피아노 구매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삼익악기 제품을 추천케 하는 전략이다.

올해 말에는 화상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중국 피아노 교육 시설에 보급할 계획이다. 웹캠을 피아노 상부에 고정하고 악기를 치는 손 모습과 소리를 온라인 교사에게 전달하면 실시간으로 코칭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교사가 수익의 50%를, 나머지 30%는 학원, 20%는 삼익악기가 가져가는 구조다. 이 부회장은 “화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익악기는 내년까지 연 2만 대를 판매해 하이룬을 제치고 주강펄리버(중국), 야마하(일본), 가와이(일본)에 이은 중국 4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이=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