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퀵드라이브’ 세탁기와 예술 작품을 활용한 이색 캠페인을 했다. 러셀 스퀘어 공원에서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제품 앞에서 빨래 코스를 고민하는 모습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퀵드라이브는 드럼 세탁기에 전자동 세탁기의 회전판 방식을 결합해 강력한 세탁 성능은 유지하면서 세탁 시간은 절반 가까이 줄였다.
“방대한 데이터는 산업혁명을 일으킨 석유 자원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은 그 데이터를 구동하는 ‘엔진’입니다.”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사진)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AI 시대를 대비한 미래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손 사장은 “앞으로 헬스케어,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사이버보안산업 등을 혁신하는 데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간 게놈 연구 등으로 헬스케어 시장을 변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헬스케어산업과 관련해서는 ‘이룸의 법칙(Eroom’s Law)’도 소개했다. 반도체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개선된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을 거꾸로 쓴 것으로, 투자액 대비 개발되는 신약이 9년마다 절반씩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그만큼 신약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뜻이다. AI 기술은 이룸의 법칙도 극복할 것이라는 게 손 사장의 전망이다.삼성은 2020년까지 자사의 모든 스마트 기기에 AI 기능을 담아 연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 등 세계 6곳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세웠다.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산하 벤처 전문 투자펀드인 삼성카탈리스트펀드의 샹카르 찬드란 부사장을 비롯해 세계 최대 온라인공개수업(무크·MOOC) 플랫폼 교세라의 공동 창업자인 앤드루 응과 대프니 콜러 등 여러 AI 전문가도 참석해 강연에 나섰다. 응 창업자는 “AI 혁명은 앞으로 모든 산업에 퍼질 것”이라며 “심지어는 닭 사육 농장도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이버보안 전문업체 딥인스팅크트의 엘리 데이비드 창업자는 “AI 딥러닝(심화학습)이 진화하려면 데이터를 말단에서 처리하는 ‘에지 디바이스’의 성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딥러닝 모델이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핵심 알고리즘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샌프란시스코=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
삼성전자가 최근 영국 런던에서 '퀵드라이브' 세탁기를 활용한 이색 캠페인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퀵드라이브는 드럼 세탁기에 전자동 세탁기의 회전판 방식을 결합해 세탁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인 혁신 제품이다.삼성전자는 지난 3일부터 엿새간 복합 쇼핑몰 원 뉴 체인지, 배터시 공원, 러셀 스퀘어, 킹스 크로스 역 등 런던 명소에 미켈란젤로 '다비드', 로댕 '생각하는 사람' 등 예술 작품이 지닌 가치와 퀵드라이브가 추구하는 제품 철학의 공통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품을 전시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퀵드라이브 세탁기 위에서 셔츠를 어깨에 걸치고 서 있으며,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빨래 코스를 고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퀵드라이브를 주인공으로 세탁시간을 러닝타임으로 표현한 66분짜리 영화를 제작해 주목받았다.올 들어 삼성전자 세탁기는 영국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영국 드럼 세탁기 시장에서는 8월 기준 17%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등극하는 성과를 거뒀고, 700유로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39% 수준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송명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삼성 퀵드라이브는 유럽 시장에서 세탁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혁신 제품과 새로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뒷면에 카메라 4개를 넣은 스마트폰 ‘갤럭시 A9’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삼성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선두자리를 지키려고 꺼낸 승부수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 프리미엄 시리즈인 갤럭시S·노트에도 없는 신기술을 보급형 A 시리즈에 먼저 적용했다.삼성전자는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10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A 갤럭시 이벤트’를 열고 A9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삼성이 중가폰을 발표하는 글로벌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세대를 위해 최고의 카메라와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춘 A 시리즈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초로 후면 쿼드 카메라와 인텔리전트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A9은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순간을 촬영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일상을 놓치지 않는 ‘네 개의 눈’스마트폰 후면에 ‘네 개의 눈’을 단 것은 갤럭시 A9이 처음이다. LG전자가 이달 말 내놓는 프리미엄폰 V40 씽큐는 전체 카메라가 5개지만 후면 렌즈는 3개다. 갤럭시 A9도 똑같이 카메라가 5개지만 전면이 1개, 후면이 4개다.뒷면 4개의 카메라는 기본 화각, 망원, 광각, 심도 4개로 나뉜다. 각 렌즈로 일상생활의 순간순간을 보고 느끼는 그대로 기록할 수 있다. 광학 2배 줌을 지원하는 10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를 탑재해 먼 거리에서도 피사체를 선명하게 사진에 담을 수 있다.사람의 시야각과 비슷한 화각 120도의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는 풍경이나 많은 사람이 모인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다. 2400만 화소 카메라와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를 이용하면 인물 촬영 후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보케(bokeh) 효과를 낼 수 있다. 표준 카메라로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심도 카메라로 배경을 촬영해 합성하는 방식이다.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9에 첫선을 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인텔리전트 카메라’ 기능도 넣었다. 인물, 풍경, 음식 등 대상 장면을 자동으로 인식해 최적의 색감으로 촬영해준다. 사진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눈을 깜빡였어요” “사진이 흔들렸어요”와 같은 안내도 해준다.갤럭시 A9은 18.5 대 9 화면 비율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디자인에 6.3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은 3800mAh다. 캐비어 블랙, 레모네이드 블루, 버블검 핑크 등 세 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9을 다음달부터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70만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중국, 인도, 동남아 시장 공략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한 갤럭시 A7도 공개했다.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측면 지문인식 센서도 넣었다.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노트 시리즈에 지문인식, 삼성페이, 빅스비, 듀얼카메라 등 신기술을 적용하고 6개월~1년가량 지난 다음에 갤럭시A·갤럭시J 등 중저가 제품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폰을 앞세워 삼성의 점유율을 잠식하자 신기술을 먼저 도입한 중저가폰 전략으로 수정했다. 주요 공략 대상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 등 신흥시장이다.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4%로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2위 화웨이(15.5%), 4위 샤오미(9.1%), 5위 오포(8.6%)까지 중국 업체 세 곳의 점유율을 합치면 삼성전자를 훌쩍 넘는다. 애플(11.8%)을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오른 화웨이는 “내년 4분기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삼성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1% 밑으로 떨어졌고, 5년 이상 1위를 지키던 인도에서도 추격해온 샤오미와 근소한 차이로 선두를 다투고 있다.고 사장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노트9 공개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적인 기술을 중저가폰에 먼저 넣기로 했다”며 “1~2개월 안에 그런 중가대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