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본 유출 우려가 부쩍 커진 중국은 11일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위안화 가치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5.22% 떨어진 2583.46으로 마감하며 2600선이 무너졌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다. 2016년 1월 중국 증시에서 발생한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 정지) 파동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올 들어 상하이지수는 21.9%가량 하락했다.

선전종합지수도 전날 대비 6.07% 폭락한 7524.09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14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중국판 나스닥지수로 불리는 창업판지수도 전날에 비해 6.30% 떨어진 1261.88로 장을 마쳤다.

2600선 무너진 상하이 증시…4년 만에 최저치
미·중 통상전쟁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중국 경제 둔화 우려 등 각종 대내외 악재에 미국발(發) 증시 급락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지급준비율을 내리고 자산관리상품(WMP)을 통한 주식 투자를 허용하는 등 부양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위안화 가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4% 오른(위안화 절하) 6.9098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작년 3월15일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6.9364위안까지 뛰어오르며 중국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달러당 7위안 선에 더욱 근접했다.

상하이증시와 위안화 가치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는 외국 금융회사의 해외 투자 규제를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이 적격국내유한책임투자자(QDLP) 제도 시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QDLP는 쿼터 배정을 받은 해외 자산운용사가 중국에서 투자금을 모집해 해외 헤지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3년 도입했다가 2016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며 대규모 자본 이탈 사태가 빚어지자 시행 3년 만에 중단했고, 지난 3월 부활시켰다.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더 이상 신규 쿼터 신청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또 지난 7월부터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에도 새로운 쿼터를 배정하지 않고 있다. QDII는 중국 내 금융회사가 당국의 승인을 얻어 일정 한도 내에서 펀드를 조성해 해외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