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 업계가 잇따라 수주 낭보를 알렸다. 중국 전선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초고압,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다. 아시아 지역 도시화 및 산업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북미 지역 노후 전력망 교체, 유럽 신재생에너지 사업 활성화, 중동 지역 인프라 구축 사업 재개 등 다양한 호재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전선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선업계, 세계 곳곳서 '수주 낭보'
LS전선은 11일 바레인 수전력청이 추진하는 초고압 케이블(사진) 프로젝트를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바레인 정부가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국에 신규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총 1억2555만달러(약 1424억원) 규모다. 이번 계약에 따라 LS전선은 400㎸급 초고압 케이블 공급은 물론 전기와 토목 공사 등을 모두 맡게 됐다.

중동은 전 세계 초고압 케이블 수요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저유가로 인해 수년간 대형 인프라 투자가 지연됐다가 최근 인프라 구축 사업이 재개되고 있다. 이번 수주는 지난 10여 년간 바레인의 주요 송전망 구축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게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침체했던 중동 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바레인은 최근 800억 배럴의 해저 유전을 발견한 뒤 국가 차원의 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전선도 호주 최대 전력회사인 오스그리드가 발주한 4000만달러 규모의 132㎸급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드니 지역의 낡은 지중선을 신규 선로로 교체하는 공사 가운데 하나다. 대한전선은 2016년과 지난해 같은 프로젝트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